국민銀, 전국 1155개 지점→100여개 소그룹으로 영업망 전면 개편

전국 지점 묶어 그룹으로 단위 변경..그룹장 100~200여개 신설
33개 지역본부, 소그룹 관리하는 영업본부 형태로 일부 축소
  • 등록 2015-11-11 오후 5:56:30

    수정 2015-11-11 오후 7:03:3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영업망 개편’ 등 파격 실험을 단행하는 것은 약화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적자 영업점을 줄이고, 인근 상권내 영업점간 내부 출혈경쟁을 줄여 전체 영업조직을 효율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이익’중심으로 조직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임원 감축 등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조직 내부에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윤 회장의 조직개편의 핵심은 전국 1155개 지점을 상권별로 나눠 그룹화하고, 그룹내 지점장 중 수석 지점장을 소그룹의 장으로 두는 방식으로 영업점을 재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룹장을 중심으로 상권 특성에 맞게 영업목표가 정해지게 되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5~10개의 지점을 묶어 그룹화하고 이들 지점장 중 한 명을 뽑아 그룹장(일명 지역본부장)으로 두지만 그룹장과 개별 지점장의 관계 역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영업점별로 자율성과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3000만명의 고객군을 보유하면서도 영업이익 등 실적 측면에선 경쟁사인 신한은행에 밀리고 있다는 자성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적자(세전손실) 점포 수는 6월말 현재 PB센터를 포함해 162개로 전체 점포 수(6월말 현재 1147개)의 14.1%에 달한다. 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적자점포 비중이 평균 5.5%이라는점을 감안하면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영업점 개편 방안이 단순히 영업점을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적자가 난 지점의 경우 원인이 구조적인지 일시적인지 검토한 후 폐쇄 여부를 결정하고, 새로운 상권이 들어섰다면 지점을 개설하는 등 이익 중심으로 유연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영업점 개편이 현재의 지역본부장, 즉 임원 자리의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존 33명의 지역본부장이 20∼30명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인사적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 체계도 전면 개편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기존엔 개별 영업점 단위로 경영평가(KPI)가 적용됐으나 이제는 그룹 단위로 적용된다. 최소한 개별 지점끼리의 내부 경쟁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영업점간 실적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더블카운팅’ 제도가 도입된다. 예컨대 서울의 A지점장이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을 통해 부산에 있는 한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려 할 경우 부산 B지점에 이 고객을 소개하면 이에 대한 실적을 A, B 지점 양쪽에서 모두 갖게 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영업점 재편과 희망퇴직, 자가진단서비스 등의 개인 평가 강화가 맞물릴 경우 조직내 생산성은 높아지겠지만 상대적으로 직원들의 업무강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 스스로 본인의 업무역량에 대한 평가를 객관화하는 것이 어느 조직이든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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