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가 2014년 4월 총재가 된 후 이 총재에 힘을 실어줬던 연세대 출신들이 말 그대로 권력을 잡았다. 한은 외부 출신인 김중수 총재 시절, 한은 직원들을 장악하기 위해 시행했던 `발탁 인사`에 대한 불만이 이 총재 선임 이후 편향적 인사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이 총재 선임 직후 부총재와 일부 부총재보는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한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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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이 총재의 모교인 연대 출신이 주요 보직과 승진 및 연수 등을 장악하는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연대 출신 직원들은 이 총재에 대한 불만이 크지 않은데 연대 이외 학교 출신들은 이 총재의 치우친 인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잘 나가는 특정 학교 출신 우대에 대한 불만은 이 총재가 연임된 다음 해였던 2019년, 모 인사의 금융결제원장 내정에 대한 반대로 이어졌다. 금융결제원 창립 이래 결제원장은 항상 한은 출신이 선임됐는데 한은 노조에서 특정 인사의 결제원장 선임을 결사 반대하면서 결국 원장 자리를 처음으로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에게 내줘야 했다. 인사 전횡과 이에 대한 불만이 결국 한은의 제 살 깎아먹기로 되돌아온 셈이다.
이 같은 인사가 무려 8년이나 이어지면서 새로운 총재가 오더라도 이를 뒤흔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원이나 국장급 인사에서만 연대가 잘 나간 것이 아니라 3, 4급인 차장, 과장 시절부터 연대 라인이 조사국, 통화정책국 등 한은 핵심 부서를 꿰차고 이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자로서 다음 번 인사에서도 영향을 받게 되면서 요직을 점하게 되는 순환 인사가 반복돼왔기 때문이다. 기존에 핵심 부서에 있었던 인물도 한 두 번 한직으로 밀려나게 되면 다시 핵심 부서로 복귀하기 어려운 구조라 잘 나가는 연대가 계속 잘 나가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불만이다.
이런 이유로 이 총재에 대한 노조의 평가는 엄혹하다. `무난했다`는 통화정책과 달리 내부 경영에 대해선 응답자의 33.3%가 `D등급(매우 미흡)`을 줬고 절반 이상(65.7%)이 `C(미흡)` 또는 `D등급`을 줬다. 한은 노조가 작년 말 한은 직원 7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임금 인상률이 타 기관대비 낮은 데도 이 총재가 이에 대한 대응에 소홀했다는 비판과 함께 인사 전횡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게 노조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