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막힌 면세품 쇼핑, 무착륙 비행으로 뚫는다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뚝 끊긴 상황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공을 돌다가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무착륙 관광 비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는 해외 상공을 지날 경우 면세점을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면세점 위주 소비를 촉진해 항공·면세업계 경영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조만간 무착륙 해외 관광비행의 면세점 이용에 대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면세 허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발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착륙 관광 비행은 코로나19로 해외 방문이 불가능해진 가운데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비행시간 등 기준을 채우기 위해 텅 빈 비행기를 운행해야 했던 항공업계서도 반가운 입장이다.

무착륙 관광 비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 영공을 지날 경우 기내에서 면세품을 판매하거나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긍정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홍 부총리는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무착륙 관광 비행에 대한 면세 허용 요구에 대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법무부와 관세청 등 관계부처의 협조로 허용하는 방안으로 긍정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석환 관세청장도 지난달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광 비행 중 기내 면세 판매 허용 여부에 대해 “관세법령상 문제나 출국 인정 여부 등 여러 가지 검토할 부분이 있다”며 “기재부·법무부 등과 협의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조만간 기재부가 무착륙 관광 비행에 대한 면세 판매를 허용할 경우 면세품을 사려는 여행객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면세금액 한도는 600달러다. 술 1병(1ℓ 이하) 담배 200개비, 향수 60㎖는 별도 산정한다. 면세품을 사려면 해외 영공을 지나는 국제선을 타야 한다. 국제선을 탈 경우 출입국 심사 대상인 해외여행자 자격이 인정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반 여행자와는 동선을 분리해 검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