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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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른바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 브로커 유상봉(73)씨가 과거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줬다며 검찰에 제기한 진정을 최근 취하했다.
9일 서울 동부지검 등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달 원 전 청장에 대한 진정 취하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앞서 지난 4월 유씨는 원 전 청장이 서울 지역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그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원 전 청장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무고 혐의로 유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진정 취하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청장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와 유씨의 무고혐의 수사 모두 진행 중”이라며 “자세한 수사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전 청장 측은 유씨의 진정 취하에 대해 ‘유씨가 사과나 해명도 없이 진정성 없는 모습을 보여 무고 혐의 고소는 취하 없이 끝까지 갈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함바 비리 사건은 2010년 유씨가 정·관계 유력인사들에게 건설 현장 식당의 운영권을 확보하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제공하며 논란이 됐다. 당시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유씨로부터 1억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과 최영 전 강원랜드 사장,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이 재판을 받았다. 임상규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씨도 이들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구속집행 정지·집행유예 등 사유로 석방됐다가 다른 혐의로 재수감됐고, 지난 6월 만기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