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동남아로 눈 돌린 항공사들…日노선 대체효과 있을까

모든 국적 항공사 日 노선 감축
대한항공·에어서울·제주항공 등
늘어난 中운수권 활용 노선 변화
관광인프라 부족, 긴 비행시간 등
日 여행수요 대체하기에는 한계
  • 등록 2019-08-13 오후 7:34:40

    수정 2019-08-13 오후 7:34:40

제주항공은 13일부터 인천~중국 난통 노선에 주3회 운항을 시작했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중국으로 신수요 창출에 나선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주3회(화·목·토) 오전 10시10분에 출발해 중국 난퉁공항에 오전 11시25분(현지시각)에 도착하고, 난퉁에서는 낮 12시40분(현지시각)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15시4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사진=제주항공).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자 항공업계가 중국·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축소한 일본노선을 대신해 중국·동남아 등으로 노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여행수요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을 비롯한 모든 국적 항공사들은 최근 일본 노선을 중단하거나 감축시킨 데 이어 지난 5월 배부받은 중국 운수권을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취항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이날 인천~도야마·구마모토·우베 노선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야마 노선은 다음달 16일부터, 구마모토·우베 노선은 오는 10월27일부터 운항을 멈춘다. 아울러 인천~오사카 노선도 주 14회에서 9회로 줄인다. 에어서울을 마지막으로 모든 국적사가 일본노선을 줄였다. 현재까지 중단과 감편이 결정된 노선은 60곳에 이를 전망이다.

일본 수요를 대체할만한 지역으로 항공업계는 중국·동남아 노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날부터 인천~중국 난통 노선을 주 3회 운항한다. 이어 조선족 자치주의 주도이자 백두산 관광으로 유명한 옌지(연길), 기암괴석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자제 노선도 이달 안에 신규 취항하는 데 이어 베이징·시안 노선도 곧 확정될 계획이다. 이로써 중국 노선 비중도 현재 14%에서 21%로 늘어난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인천·대구발 장자제·옌지·선양·우한 등 중국 노선에 차례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인천~상하이 노선을 주 7회로 취항한 데 이어 다음달 인천~장저우 노선과 청주~장자제 노선, 청주~하이커우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대한항공은 9월 ‘인천-장자제’ 노선을 시작으로 ‘인천-항저우’, ‘인천-난징’ 노선을 신규취항한다. 오는 10월에는 ‘인천-베이징’ 노선을 주 4회 증편하고, ‘인천-클락’ 노선을 주 7회로 신규 취항한다. 필리핀에 위치한 클락은 수상 스포츠 등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여행지다.

항공업계가 일본노선을 대체하기 위해 중국·동남아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관광인프라와 방문목적의 차이 등으로 일본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관광보다는 비즈니스 고객 비중이 높은 곳”이라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와 장자제, 시안 등을 제외하면 교통·숙박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얻을 수 있는 관광정보도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발급이 추가로 필요한 점도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대행사가 아닌 개인이 직접 단수비자를 신청하면 발급까지 일주일가량 걸리고 요금도 5만5000원(보통 기준)을 지불해야 한다. 특가 항공권을 구입한다도 하더라도 비자 발급비용을 비롯한 추가적인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남아시아도 뚜렷한 대체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선 여행 패턴 자체가 다르다. 일본 여행객은 단기간 배낭여행을 즐기는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동남아는 휴양을 즐기는 수요로 이뤄진다. 항공시간도 일본보다 길어 여행 일정을 하루나 이틀 늘려 잡아야 한다. 여행경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도 당분간은 일본을 대체할 만한 지역을 발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LCC업계는 일본 노선비중이 최대 66%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 여행객에 의존해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LCC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일본 불매운동으로 여행수요가 급감해 하반기 실적이 나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등 신규노선을 적극 개발해 잠재적인 관광 수요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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