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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신한은행 본점에 근무하는 A대리는 퇴근길에 종종 ‘쇼핑백’을 챙겨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선다. 같은 건물 신한금융지주에 근무하는 B과장도, 인근 신한생명 지점에 다니는 C차장도 오후 6시 무렵 신한은행 본점 20층에 들러 똑같은 종이백을 들고 각자 집으로 향한다. 이 쇼핑백에는 따끈하고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잘 포장돼 담겨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본격 시행에 발맞춰 소소한 ‘변신’을 하고 나섰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점 20층에 위치한 임·직원 전용 구내식당을 출근길에는 ‘간식가게’, 퇴근길에는 ‘반찬가게’로 운영하는 것.
사연은 이렇다. 주 52시간 근무로 ‘나인 투 식스(9 to 6)’ 근무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아침 혹은 저녁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을 찾는 직원들의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요즘 많아진 맞벌이 또는 1인 가구 직원들의 ‘저녁밥이 있는 삶’을 위해 올 1월부터 구내식당에서 저녁 반찬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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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구내식당 1회 점심 급식비(4000원) 수준인데 주꾸미삼겹살볶음 1팩당 4000원, 근대된장국 1통당 1000원 등 이용자들의 각자 다른 취향과 식구수 사정을 고려해 개별 반찬 및 정량별로 가격을 매겼다. 일괄 급여공제 방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번거로운 결제 절차도 없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앱 개편을 통해 퇴근길 반찬을 구매할 수 있는 ‘신한Cafe’ 서비스를 이달 1일부터 은행 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신한생명·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 등 그룹 내 모든 계열사 임직원에게도 확대·개방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새로 취임한 진옥동 은행장이 ‘원신한(One Shinhan)’을 강조하며 본점 건물에 같이 입주해 있는 계열사와 인근 지점 직원 등 신한 가족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의 폭을 넓혔다”며 “저렴하고도 좋은 품질의 반찬을 제공해 가정에서 장을 보고 저녁밥을 하는 시간과 고민을 덜어줌으로써 직원들의 ‘저녁이 있는 삶’을 더욱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