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시대 대처하는 시중은행의 전략은

  • 등록 2017-04-05 오후 5:00:16

    수정 2017-04-05 오후 5:00:16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돌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략은 크게 두 방향이다. 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한 차별화와 기존 모바일뱅킹을 더욱 고도화하는 방안이다.

온라인 거래만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온·오프라인 거래 채널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

신한은행은 5일 영업점 방문 없이 전세 또는 반전세 자금을 대출하는 ‘Sunny 전월세대출’을 출시했다. 리테일 부문에 집중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해 개인고객들의 발길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으로 상담과 신청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한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비대면 거래를 강조하는 동시에 ‘찾아가는 서비스’로 대면 거래의 강점을 드러낸 서비스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모바일브랜치’를 출시했다. 모든 영업점을 온라인상에서 구현한 서비스다. 비대면거래에서도 오프라인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은 “모바일 브랜치는 비대면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실제 영업점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존 모바일뱅킹보다 더욱 진화된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금융권 최초로 출시했다. 음성인식 시스템은 케이뱅크에는 없는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출시한 지문인식 적용기기도 애플의 iOS(아이폰5S 이상) 외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휴대전화 기종에서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애플과 삼성, LG 등에서 지문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와 별 차이가 없게 됐다. .

KB국민은행은 간편송금 ‘리브 머니 보내기’ 등 모바일서비스를 확대해가는 한편 강점인 리테일부문의 우위를 살려 차별화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박종대 KB이노베이션 허브 유닛장은 “인터넷뱅킹 고객이 2000만명, 모바일뱅킹 고객이 1500만명”이라며 “기존 고객들과 영업점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오프라인과 연계된 서비스로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시중은행들을 자극, 금융권에 메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은행권에 ‘혁신하지 않고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중금리 대출상품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신용분석기법을 정교하게 구축하지 않으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기반을 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들이 공략할 수 있는 고객들은 각기 다르다”며 “국내 은행들은 그동안 서구 선진은행에 비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미흡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을 계기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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