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효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mRNA 백신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에서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든 회사가 있다. 면역보조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 중인 아이진(185490)이다. 김석현 아이진 연구소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백신 주권을 갖고 향후 다른 팬데믹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비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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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진은 mRNA 백신의 인체 임상을 앞두고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최근 비임상 결과를 통해서는 모더나 백신과 유사한 수준의 중화항체(바이러스에 결합해 병원성을 저해하는 항체)형성을 입증했다. 시험 결과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시키는 중화항체역가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비임상 연구결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소장은 “상반기말 임상 1상을 신청해 남은기간 1·2 임상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후반부에 임상 이후 내년말 인허가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화이자·모더나의 개발과정을 따라가고 있는 만큼 비임상에서 입증된 효능이 임상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진이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 대상포진 개발 경험이 있어서다. 아이진의 코로나19 백신은 배상포진 백신 EG-HZ와 전달체는 비슷하고 항원만 다른 물질이다. 그는 “호주에서 EG-HZ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했는데 결과는 기다리는 중이지만 효능과 안전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시 동결건조 기법을 개발했고 mRNA 백신에 적용했다”고 했다. 아이진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2·3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중견 백신기업과는 기술수출을 논의 중이며 2·3분기에 기술수출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다른 백신 개발사들이 그렇듯이 아이진도 개발 비용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아이진 등 백신 개발 기업에 예산과 실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신속프로그램을 통해서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mRNA에 특화된 지원프로그램은 없는 상태다. 프로그램도 연구개발 단계보다는 심사와 허가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소장은 “임상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시험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회사 사이즈가 작다보니까 많이 할 수 없다”면서 “재정이 충분했다면 올해초 발표한 결과를 지난해말에는 보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mRNA 백신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