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반도체 직접 설계"…애플, 1.4兆 들여 獨 개발거점 구축

애플 10억유로 투자…뮌헨에 반도체 디자인센터 건설
5G 포함한 모바일·무선기술 대응할 반도체 설계·개발
작년 M1 첫 탑재 이어 2년간 자사 설계제품으로 전환
  • 등록 2021-03-10 오후 9:22:55

    수정 2021-03-10 오후 9:22:5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자사 개인용컴퓨터(PC)와 랩탑,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칩을 아웃소싱에서 직접 설계로 전환하고 있는 애플이 독일에 1조원 이상을 들여 반도체 설계·개발을 도맡아 할 반도체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독일 뮌헨에 유럽 반도체칩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 간 총 10억유로(원화 약 1조3600억원)를 이 곳에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에 입주할 예정인 이 곳 디자인센터는 뮌헨 시내 중심지에 약 30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규모로 지어진다. 애플의 모든 글로벌 사업과 마찬가지로 100%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애플은 현재 독일에 소매와 엔지니어링, 영업 및 사무직에 걸쳐 40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디자인센터가 완공되면 수 백명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게 된다.

이 곳 디자인센터에서는 5세대(5G)를 포함한 모바일과 무선 기술에 대응하는 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향후 애플 제품에 들어갈 반도체칩 디자인 설계 노하우를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자사 IT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기존 외부 조달에서 직접 설계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디자인센터 설립으로 이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작년에 자체 설계한 반도체칩인 M1을 탑재한 PC를 처음으로 출시한 바 있다. 앞으로 2년 간에 걸쳐 전 기종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미국 인텔 제품에서 자사 설계제품을 전환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애플 A14 시스템온칩(SoC)과 연동하는 아이폰용 별도 셀룰러 모뎀 칩을 퀄컴에 의존하고 있는데, 향후 수 년 내에 이 퀄컴 모뎀을 자체적으로 설계한 모뎀으로 교체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애플은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모뎀을 하나의 칩 안에서 CPU, GPU와 함께 통합하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전력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뮌헨은 지난 40년간 애플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었다”며 “애플에게 더 높은 실적을 가져다 줄 5G 기술과 새로운 세대의 기술을 뮌헨에서 개발할 수 있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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