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KB금융지주가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선다. 부동산신탁 가능 업무가 넓어진 만큼 관련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를 영입해 비은행 수익원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회장은 자문 역할을 맡게 되며 상근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음 주쯤 부회장 후보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동산신탁에 부회장을 두는 것은 신탁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다. 마침 법령 개정으로 사업가능 범위가 넓어졌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신탁 내에는 고유업무, 관리업무, 관리신탁, 처분신탁이 있었는데 이제 재건축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미 올해에도 재건축 사업에서 실적을 냈기 때문에 사업영역을 더 넓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신탁사도 재건축 사업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가 가능해졌다. 신탁 방식 재건축은 전체 소유주 중에 75% 이상의 동의를 받은 부동산 신탁사가 시행사로 나서는 방식이다. 일반 조합방식 재건축 사업과 달리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업 추진 속도나 공사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한국토지신탁이나 한국자산신탁 등 부동산 신탁사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도 재건축 사업으로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 이에 대해 컨설팅해줄 전문인력 영입에 나선 것이다.
후보로는 김정민(사진)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KB금융지주 회장 인선때에도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물이다.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검사부장,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2008년 KB부동산신탁 대표를 맡았다. 2010년 국제신탁 대표이사를 거쳐 올 초부터 케이리츠앤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다만, 김 전 사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인데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력 때문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금융당국이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김 전 대표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차원에서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선 관계자는 “부회장 후보에 여러 전문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김 전 대표가 지금도 부동산신탁과 관련한 업무를 하고 있는 만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