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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때 산업계를 호령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앞에 흔들리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신용등급 강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포드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굴욕까지 겪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 하향은 곧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뜻한다. 가뜩이나 신용 경색이 이번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 받고 있어, 추후 산업계 줄도산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제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현지시간) 미국 포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낮췄다. 투자등급 맨 아래에서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했다.
S&P는 “(코로나19로 인해) 포드의 공장 폐쇄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현금 유동성을 악화하고 부채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현재 북미,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든 공장의 문을 닫았다.
S&P는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또다른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를 두고 ‘부정적 관찰대상(placed on a credit watch negative)’ 목록에 새로 올렸다.
에너지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S&P는 주요 셰일가스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 폭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단기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이번 하향 조정은 에너지업계의 자금 경색 악순환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확산에 자동차, 항공, 에너지 외에 쇼핑몰, 호텔, 레저, 외식, 지방정부 등이 줄줄이 등급 하향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