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트럼프-시진핑 첫 회담...미사일로 간 본 北

5일 아침 ‘북극성 2형’ 추정 탄도미사일 발사
미중 정상회담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수위조절 통해 강경 메시지 발신
美 대북 강경론 더 탄력받을 듯…中, 대화 통한 해결 모색 제의할 수도
  • 등록 2017-04-05 오후 4:57:26

    수정 2017-04-05 오후 4:57:2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달 중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또 기습적인 탄도미사일을 발사로 긴장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5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북극성2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지난 6일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스커드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쏜 지 한달 만이다. 지난달 22일에도 무수단급으로 추청되는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정상회담 목전에 미사일 도발…경고·위협 메시지 날린 듯

북한은 지난달 12일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우선 시기적으로 오는 6~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는 게 중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인 이번 자리에서 북핵·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강경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으로 △자신들의 존재감 과시 △북핵 문제가 북미간 문제라는 점을 강조 △미국의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 거론에 대한 맞대응 등을 꼽았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우선을 북한 자체적인 계획에 따른 핵무력 고도화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는 누가 뭐라해도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참에서도 “대내적으로는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능력을 점검하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정삼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기적 상황까지 같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사일 발사의 경우도 당초 북한 내부 이벤트가 많은 이달 중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위 조절을 통해 경고와 위협의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는 평가다.

미중 정상회담서 북한·북핵 문제 핵심의제…제재·압박 vs 대화·협상 ‘팽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북한에 대한 강경한 제재·압박 강화 방안을 명확히 하고 있다. (사진= 트럼프 대통령 페이스북)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첫 대면식이 될 이번 회담에서는 애초 북한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었으나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양측간 기싸움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간에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을 때 북한은 항상 자기들의 목소리를 활용하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북핵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북한에 더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려는 미국측과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국들간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중국측의 입장이 맞설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북한 핵문제를) 중국이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하겠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실제로 군사적인 옵션에 나설 가능성 보다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카드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 정권의 이러한 무모한 도발은 화학무기를 사용한 김정남 암살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의지와 징벌적 조치를 더욱 강화시키고 결국은 자멸을 앞당기게 될 것임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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