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차관급 회담, 12시간째 또 '마라톤 협상' 이어가

한나절 동안 전체회의·수석대표 접촉 등 총 3차례 회동
초반에 긴 정회로 공전 양상 보였으나 협상 궤도에 오른 듯
의제 선정·차기 회담 일정 협의 등은 '관건'
  • 등록 2015-12-11 오후 11:11:48

    수정 2015-12-11 오후 11:17:15

[개성 공동취재단=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11일 개성공단에서 진행 중인 남북 제1차 차관급 당국회담이 회담 시작 12시간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또다시 ‘마라톤 협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에 시작한 회담은 오후 11시 넘어까지 계속되고 있다.

남북은 회담의 문을 연 1차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1·2차 수석대표 접촉까지 양측은 총 세차례에 걸쳐 머리를 맞댔다.

[공동취재단]11일 열린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선 황부기(오른쪽) 통일부 차관과 북측 전종수 단장.
첫번째 전체회의 이후 7시간 가까이 회담이 재개되지 않으면서 회담 진행에 진통을 겪었으나, 오후 6시께 1차 수석대표 접촉이 시작되면서 회담은 차츰 협상을 위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10시40분에 시작한 전체회의는 양측의 의제를 확인한 뒤 30분 만에 끝났다. 이후 7시간에 달하는 긴 정회가 이어졌고 다시 회담이 재개된 것은 오후 6시가 돼서였다.

오후 6시 3분에 수석대표간 접촉으로 다시 만난 남북은 한시간 가량의 협상을 진행하고 오후 7시 15분에 헤어졌다.

양측 수석대표가 다시 마주 앉은 것은 오후 9시 40분으로 2차 접촉은 15분 만에 빠르게 종료됐다.

2차 접촉이 이처럼 빨리 끝난 배경에 대해선 양측이 이번 회담을 비롯한 향후 당국회담의 의제 설정을 위한 줄다리기를 아직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달 26일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회담 의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포괄적으로 정하면서부터 예상된 진통이었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이 사실 어떤 의제를 갖고 만난게 아니기 때문에 상호 관심사에 대해 기조발언을 하고 그때 양측이 서로 다른 제안을 했을것”이라며 “남북간 입장 차이가 예상보다도 다소 큰 것을 확인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생사 전면확인과 상봉 정례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민생·문화·환경 ‘3대 통로’를 의제로 제시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해 대북전단살포 및 비핵과·인권 관련 논의 중단 등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우선순위에 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측이 차기 회담 날짜를 잡을 것을 제안했으나 북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회담이 공전을 거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 교수는 “양측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하고 다음 회담 날짜를 잡는 정도로 최소한의 합의를 하면서 남북 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만 해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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