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밤에 조심, 반찬 챙겨줘" 10달 성희롱한 소방관

10달간 소방서 조리사 성희롱
합의 후 징계 처분 내려졌지만 돌연 이의 제기
  • 등록 2024-10-24 오후 4:22:38

    수정 2024-10-24 오후 4:25:04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소방서 조리사 여성에게 열 달 가까이 성희롱한 소방관이 “징계가 무겁다”며 이의를 제기해 공분을 사고 있다.

가해자인 팀장이 피해자에 보낸 카톡 일부 (사진=JTBC 뉴스 캡처)
23일 JTBC 뉴스에 따르면 공무직에 합격해 지난해 2월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소방서에 조리사로 취직한 40대 여성 조리사 A씨가 상사인 소방관 팀장의 성희롱에 시달렸다.

팀장은 A씨에게 “밤에 조심해라. 보쌈해 갈지도 모른다”, “외롭다”, “예쁘다. 화장은 왜 했냐” 등 내용으로 연락하며 A씨를 성희롱했다.

A씨는 어렵게 시작한 직장 생활에 지장이 있을까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좋게 좋게 갈려고, 그냥 나 하나 참으면 되지 싶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퇴근 후에도 가해자의 연락이 계속됐다. 가해자는 부인과 이혼했는데 밑반찬을 챙겨달라는 요구도 했다.

10개월을 참아온 A 씨는 결국 올해 초 소방서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가해자는 사과문을 썼고, 합의하겠다고 했다. 징계위원회는 만장일치로 1계급 강등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대로 끝이 아니었다. 가해자는 돌연 태도를 바꿔 “성희롱 발언을 한 적도, 문제 될 행동을 한 적도 없다”고 성희롱을 부인했다. 동시에 소청심사위원회에 A 씨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며 징계가 무겁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소청위에서도 ‘성희롱이 맞다’고 결론 나자, 가해자는 재차 행정소송을 냈다.

A 씨는 우울, 공황발작, 불면증을 앓고 있다면서 “약 없이 잠을 잘 수 없는 정도”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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