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별로는 KB금융이 66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금융 4610억원, 하나금융 3432억원, 우리금융 2614억원 순이다.
금융그룹 내에서는 은행이 쌓은 충당금이 7713억원으로 44% 정도를 차지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98.9% 급증한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3913억원을 적립했고 신한은행 1785억원, 하나은행 1220억원, 우리은행 795억원 순이었다.
4대 금융그룹은 사상 최대 순이익을 시현했던 지난해에도 5조1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한 바 있다. 실적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자는 차원이었다.
연체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데 대출금리는 크게 올라 상환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그룹에서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의 비율도 지난해 1분기 평균 0.33%에서 올해 1분기 0.41%로 상승했다. 신한금융 0.47%, KB금융 0.43%, 하나금융 0.40%, 우리금융 0.35% 순이다.
대출 연체가 증가하고 회수하지 못하게 될 원리금이 늘어나게 될수록 금융권 입장에서는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을 수밖에 없다. 충당금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남게 되는 순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실적에는 악재 요인이다.
당분간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계열사의 대손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앞으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방동권 신한금융 CRO는 “부동산 PF는 ‘핫이슈’가 맞다”며 “최근 비은행 그룹사 중심으로 (충당금) 추가 적립을 하고 있는데 2~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PF 관련 충당금을 추가로 쌓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