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된 대전도시철도 2호선 '배터리·가선방식' 확정

허태정 대전시장 "트램 급전방식 유·무가선 혼용"
가선 구간 10.5㎞ 기준 차량제작사 선정 시 확정
정거장, 35개에서 45개 늘려…2027년 개통 목표
"작년 중간 용역 결과와 같아…행정력·시간 낭비"
  • 등록 2022-03-03 오후 5:41:23

    수정 2022-03-03 오후 5:41:23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전력공급 방식을 배터리 기반의 가선 방식으로 확정했다. 이 방식은 지난해 나온 용역 결과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같은 결론을 위해 1년이라는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허태정 대전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약속했던 무가선 트램이라는 공약을 백지화한 것으로 앞으로 과도한 운영비와 함께 가산 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민의 집단 민원도 우려된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그래픽=대전시)
4일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급전방식을 유·무가선 혼용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가선 구간은 현재 확인된 배터리 기술로 구현 가능한 10.5㎞를 기준으로 가선 구간을 단축하기 위해 차량입찰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술제안을 받을 방침이다. 또 추후 지속적인 배터리기술 발전이 예상됨에 따라 2호선 개통 후 배터리 교체시기인 5~7년 후에 가선 구간 축소를 추진하기로 했다. 가선 위치는 위원회에서 결정된 3가지 일반원칙과 6가지 세부 기준에 따라 차량제작사 선정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수소 방식의 트램은 현재 기술적 불확실성으로 제외됐지만 도시철도기술전문위원회와 트램정책자문위원회 등의 권고에 따라 추후 신규노선 적용에 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가선 구간에 주민불편 등을 고려해 도시경관과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전선 지중화 사업을 병행 추진한다. 사업 대상은 전체 노선 중 5㎞ 구간으로 사업비는 26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전시는 2027년까지 트램 유가선 구간에 먼저 전선 지중화 사업을 완료하고 장기적으로는 2호선 전체 구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에 확정된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 정거장은 기존 35개에 10개를 추가한 45개이다. 이는 기존 2호선 정거장 평균간격이 1050m로 해외 평균 500~700m보다 길어 시민의 대중교통 접근성과 효과성을 높이려는 조치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28일 대전시청사에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전력공급 방식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대전시)
신설 정거장은 기존 정거장 위치를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용자 수요, 정거장 거리, 도시개발계획, 자치구 형평성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

허 시장은 “도시철도 건설은 미래 후손과 환경까지 생각하는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2호선은 우리나라 트램 1호로써 대전은 물론 전국의 명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의 도시철도 관련 전문가들은 “대전시의 이번 발표가 지난해 2월 발표된 철도기술연구원의 중간 용역 결과와 같은 것으로 왜 똑같은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면서도 1년이나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며 “5~7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배터리 교체 비용을 왜 시민이 부담해야 하고 무가선 트램이라는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은 왜 설명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도 “이미 대전시 내부적으로는 가선 설치 구간에 대한 밑그림이 나왔으면서도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이번에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문제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재언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은 7643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37.8㎞로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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