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7일 공장에 회사 서버 등 주요 자료가 은닉된 정황을 잡고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자회사에 이어 삼성바이오의 회사서버 역시 숨겨진 혐의를 포착했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주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날 오후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측이 공장 바닥의 마루 밑에 회사 서버와 노트북 등을 묻고 다시 덮어버려 은닉한 것을 파악, 그 부분의 마루를 다시 뜯어내 찾아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관련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증거은닉 행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근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서버를 숨기고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자발적으로 이런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조직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실무 직원들의 회사 서버 은닉 행위가 그룹 차원의 증거인멸에 대한 강력한 정황증거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A씨와 B씨로부터 확보한 서버에 대해 포렌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에피스 임직원 2명을 지난달 29일 구속한 상태다.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는 지난해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 특별감리와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해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는 물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대상으로 문제가 될 내용을 삭제토록 한 혐의가 있다.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VIP’, ‘합병’,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해당 문건이 나오면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의 여러 증거인멸 행위에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측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