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위기 목포서 현장 목소리 들은 최종구(종합)

"비올 때 우산 뺏으면 안돼…지원 더 늘리겠다"
  • 등록 2018-07-19 오후 6:04:06

    수정 2018-07-19 오후 6:05:38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9일 전남 해남군에 위치한 중견조선사인 대한조선을 방문해 조선·해운업 등 지역 연관산업동향을 점검하고 협력업체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대한조선 관계자에게 조선소 현황설명을 듣는 모습.(사진:금융위 제공)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전남 목포역에서 남해안을 향해 버스로 34분 들어가면 중견 조선업체인 대한조선의 해남조선소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조선소는 일하는 직원만 2500명, 고용 유발효과만 5000명이 넘는 회사다. 이 회사가 무너지면 주변 지역의 경제나 고용이 흔들릴 수도 있는 지역의 거점기업이다. 하지만 대한조선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다른 중견조선소처럼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은 뒤 2009년부터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반복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산은과 경영정상화 특별약정을 맺은 뒤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중이다. 경제성이 탁월해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아프라막스 탱커’ 선박부문에서 점유율이 세계 1위일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조선시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아 여전히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9일 이곳을 방문한 것도 생존의 기로에 내몰린 중소형 조선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올해 조선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됐다고는 하나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정부가 추진한 금융 지원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를 점검해보고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최 위원장이 취임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인데 자축보다 현장의 어려움을 듣는 게 더 중요하다는 최 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도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가 고용이다. 목포는 중소형 조선업체와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많이 모여있다. 조선업황도 좋지않고 중국을 포함한 후발국가의 추격이 거세 관련 기업들이 문을 닫으며 5월 고용·산업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다.

최 위원장은 “어려운 때 일감을 확보해서 근로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책 금융기관과 금융위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한조선은 일단 2020년까지 일감은 확보해 둔 상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고창희 대아산업 대표이사 “대불산업단지에 320개 업체가 입주했는데 현대 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 빼면 거의 문을 닫은 지경”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기존 대출마저 상환하라고 하면 영원히 문을 못 열 것”이라고 했다. 이어 “1~2년이라도 대출상환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선 기자재 업체인 (주)유일의 유인숙 대표도 “노후장비를 바꿀 때 대출을 받기가 쉽지않다”며 “은행에서 운전이나 시설자금 이런 식으로 구분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 위원장은 “비올 때 우산을 뺏는 행태 탓에 금융권 전체가 신뢰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한 뒤 “민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실물경제 회복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혁신창업의 열기를 지역까지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지역 청년창업 스타트업 기업 IR에 참가해 현장의 분위기도 살폈다. 목포는 주력산업이 타격을 받으며 지역인재가 오갈 곳이 없어 청년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 지역 중 하나다. 이를 타개할 해법으로 적극적인 청년창업이 필요하다며 청년 창업인에게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창업활성화 지원정책을 소개했다.

간담회 참가자들은 “국내에서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출현,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특히, 지역에서는 창업 관련 정보, 인적 네트워크나 기술에 대한 접근성 등이 부족하다”고

최 위원장은 “지역에서도 창업 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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