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올해 분양된 전체 아파트 단지 청약 경쟁률 상위 10위권을 전용면적 84㎡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10위권을 싹쓸이했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나타는 중소형 아파트 선호현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이다. 중소형 아파트 선호현상이 도드라지자 건설사들은 아예 전 가구를 전용 84㎡ 이하 아파트로만 구성한 단지를 분양시장에 쏙쏙 내놓고 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분양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 최고 청약경쟁률은 지난 5월에 분양된 ‘동탄2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 전용 59㎡A 타입으로 2061대 1을 기록했다. 2위는 롯데건설과 신동아건설이 10월 세종시 4-1생활권 P1 구역에 분양한 ‘캐슬앤파밀리에디아트’ 전용 84㎡B타입(2048대 1)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1순위 청약접수자가 가장 많이 몰린 단지를 살펴봐도 중소형 평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에서는 지난 10월 분양한 ‘고덕그라시움’ 전용 59㎡A타입(386가구)에 1만 4019명이 몰렸으며, 경기서도 같은 달 분양한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 중 전용 84㎡A타입(322가구)에 3만 3657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부산에서 1순위 청약이 가장 많이 몰린 단지와 평형은 9월 분양한 ‘명륜자이’ 84㎡A타입으로, 112가구 모집에 무려 10만 390명이 몰렸다.
중소형 아파트 거래건수는 일찌감치 대형을 추월했다.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건수는 총 92만 4892건으로 86%인 80만 90건이 중소형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 거래건수인 12만 4802건과 비교했을 때 6.4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렇게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증가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중심의 가족구조와 치솟는 주거비용을 들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와 2인 가구 비중은 각각 27.2%와 26.1%를 차지해 3인 가구(21.5%)를 제치고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면서 대표적인 가족구성원형태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6억원대에 육박하고 전세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주거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 주택 선호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주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현 부동산 시장의 중심은 중소형 주택이며 11.3대책 이후 중소형 주택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가구당 세대원 수가 줄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는 분양시장에서도 한동안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소형 평형이 인기를 끌면서 모든 가구를 중소형으로만 구성한 단지도 속속들이 분양되고 있다. 세종에서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 세종시 2생활권에 들어서는 마지막 분양단지인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를 M5 블록에 민간참여 공공분양 방식으로 공급한다. 총 15개 동, 전체 1258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59·84㎡로만 구성된다. 대림산업이 서울 강서구 염차1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염창’도 전 가구 전용 51~84㎡의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됐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가 운행되는 염창역이 가깝고 여의도 및 강남권 업무단지 접근성이 탁월하다. 또 목동과 바로 접해 있어 목동 생활권도 공유할 수 있다. ㈜한라와 반도건설이 각각 울산시에 공급하는 ‘울산 송정 한라비발디 캠퍼스’(676가구)와 ‘울산 송정지구 유보라 아이비파크’(1162가구) 전 가구 모두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 단지다.
|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 투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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