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년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전문가들은 미래 청정 에너지원으로의 원자력 기술에 주목했다.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국내 최대 원자력 행사로 원자력 유관 산업, 학계 등이 모여 매년 원자력의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올해 대회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행사이자 내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자리다.
이날 참석자들은 탄소중립, 수소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원자력 기술에 주목하며 미래 에너지 설계 등에서 원전이 필수적이며, 원자력 혁신기술로 효율적인 국가 에너지 안보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외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관점에서 원자력이 성장할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따라 원자력기술이 실행가능한 전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는데다가 기존 상용화된 원전에 대한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미래형 원전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원전 활용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더글라스 트루 책임자는 최근 미국원자력협회의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회사들이 탄소 저감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원전의 잠재적인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의 원전 90%가 적어도 80년 이상 운영될 전망이며, 2050년까지 90GW급의 새로운 원전이 도입되고, SMR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 가격 상승 등 극복할 대안
영국, 체코 등 유럽 국가들도 원자력 산업을 다시 활성화하는 분위기다. 톰 그레이트렉스 영국원자력협회장은 ‘브리티시 에너지 안보 전략’ 차원에서 원자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전략안에 따르면 영국은 2050년까지 24기가와트급 원전을 구축하고, SMR 등을 배치해 미래 에너지믹스(전원별 구성 비율)에서 원자력 비중(16.1%)을 25% 수준으로 높이는 목표를 설정했다.
|
기업 차원에서도 SMR 등 미래형 원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로의 냉각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면서 안전성은 높이고, 열과 수소와 같은 부산물을 활용해 경제성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는 추세다.
4세대 원자로인 용융염원자로를 개발하는 Terrestrial Energy의 사이먼 아이리시 CEO는 “원전에서 진정한 혁신은 소형, 모듈이 아닌 원자로 자체에 달려 있으며 경제적인 관점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원자로는 비용 절감, 고온·저압 운전, 안전성 확보 등이 가능해 열과 전력을 활용하는 시설과 연계하면 앞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 세계적 동향속에서 우리나라도 원자력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면서 미래 원자력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고서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저탄소발전원이자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원자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정부에서도 원전 안전·해체·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가동원전의 현안을 해결하고, SMR을 비롯한 미래 원자력 혁신기술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