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80% 방치 중”…항공사 채용 시장도 ‘꽁꽁’

작년 일본 노선 축소에도 채용 이어간 항공업계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불확실성 확대..계획 無
기재 도입하는 에어부산, 4월 채용 계획 미뤄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 150여명 채용 유일
  • 등록 2020-03-03 오후 5:39:29

    수정 2020-03-03 오후 5:39:2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항공업계 채용시장이 꽁꽁 얼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에 놓여 사업계획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대한항공 등 국적 9개 항공사는 작년 하반기에 일본 노선 축소와 실적 악화에 움츠렸던 와중에도 1500여명 규모의 채용에 나섰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

LCC업계 관계자는 “매년 공격적인 기재도입으로 ‘일자리 창출’의 모범생으로 불렸지만, 채용 계획조차 잡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독일 함부르크에서 제작을 완료한 중거리용 항공기 A321neoLR를 도입할 예정인 에어부산은 4월로 계획했던 수십명 규모의 객실승무원 채용을 미뤘다. 항공기 1대를 들여오면 조종사를 비롯한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 약 40~50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현재 일본 일부 노선과 국내선만 운항하고 있어 도입할 예정인 새 비행기를 해당 노선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로 국제선 80% 가까이 중단한 상황이라 신규 채용은 잠정적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객실승무원을 공개 모집하는 국내 항공사는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유일하다. 하반기 취항이 목표인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9∼20일 채용 서류를 접수를 시작해 경력과 신입 객실승무원을 150여명 규모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는 현재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LCC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LCC가 보유한 항공기 80%가량이 주기장에 그대로 놓여 있어 신규 채용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고, 오히려 기존 인력을 구조조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이달부터 전 직원이 자율적으로 △주 4일 근무 △무급 15일 △무급 30일 등을 선택하는 희망 휴직에 나섰다. 에어서울은 1개월 이상 무급 휴직에 돌입했으며, 티웨이항공은 단축근무·임금반납, 진에어는 무급휴직·순환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플라이강원도 전 직원의 절반 규모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아울러 비상경영을 선포한 아시아나항공도 애초 5월 이전에 진행하기로 한 무급휴직을 이달부터 앞당겨 시행해 전 직원이 10일 이상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게다가 국내 항공사들은 현재 하늘에 있는 항공기보다 땅에 있는 항공기가 많아 주기료(공항 주차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수요 위축, 예약취소와 환불 급증 등으로 매출이 급감해 경영난이 가중하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지원대책에서 주기료 감면 등 실질적인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국내 항공사 사장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정부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LCC에 대해 산업은행의 대출심사절차를 거쳐 최대 3000억원 내에서 유동성 공급과 공항시설 사용료 3개월 납부 유예 등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항공업계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을 제기해 LCC 6곳 사장단은 지난달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정부에 무담보·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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