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 R&D투자 3년 새 두 배↑…‘연매출 29兆’ LG화학 합병효과

합병 직전 2016년 912억→작년 1635억원
투자비중 26% ‘최고치’…상위 제약사 압도
신약과제 4배 ‘급증’…R&D인원 36% 증대
항암·면역·대사 신약개발…올해 1900억 투입
  • 등록 2020-03-17 오후 6:07:11

    수정 2020-03-17 오후 6:07:11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LG화학(051910)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지난 2017년 1월 합병 이후 3년 만에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2배 가까이 확대했다. 특히 연간 매출액의 20% 이상을 R&D 항목에 배정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자료=LG화학)


지난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R&D 투자금액은 1600억원을 넘어서며 유한양행(000100)·종근당(185750) 등 주요 제약사를 앞질렀다. 올해는 약 1900억원을 R&D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생명과학사업본부가 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작년 연간 매출액 28조6000억원 및 영업이익 8956억원을 기록한 LG화학과의 `합병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전체 R&D 투자액은 1조1300억원에 달한다.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생명과학사업본부 R&D 투자 규모는 합병 직전 해인 2016년 912억원에서 작년 1635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사업본부 매출이 6278억원 달성한 점을 감안할 때 일 년 매출액의 26%를 R&D에 투자한 수치다.

최근 3년간 매출, R&D 투자액, 매출 대비 투자비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6년 5323억원, 912억원(17.1%) △2017년 5515억원, 964억원(17.5%) △2018년 5751억원, 1238억원(21.5%) △2019년 6278억원, 1635억원(26.0%)에 이른다. 지난 2018년 20%를 돌파한 투자 비중은 불과 2년 사이 30%에 육박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초 분사했던 LG생명과학이 LG화학과 합병한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5000억~6000억원대 연(年) 매출로는 적자를 각오하면서까지 대규모 R&D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합병 뒤 풍부한 재원 확보로 ‘항암, 면역, 당뇨 및 대사질환’ 부문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 연구원들이 신약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인 신약 과제 수와 R&D 인원 역시 대폭 증가했다.

LG화학은 생명과학 합병 후 초기 연구 단계를 포함한 신약 과제를 2016년 10여개에서 2019년 40여개까지 3년 새 4배나 늘렸다. R&D 인원은 같은 기간 330여명에서 450여명까지 36% 확충했다. 초기 연구인 탐색·연구 단계 신약 과제가 합병 전보다 20가지 이상 늘어 짧은 시간 내 탄탄한 신약 개발 터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198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유전공학연구소를 설립해 의약품 연구를 시작했다. 40년 넘게 축적된 우수한 R&D 역량과 글로벌 생산 공정 기술, 합성신약·바이오의약품·백신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상업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Westin St. Francis) 호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발표자로 나서 “본격적인 신약 성과 창출을 위해 자체 R&D 역량 집중과 더불어 신약 과제 도입, 협력 모델 구축 등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전(全)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고객 관점의 신약 과제 확대에 보다 집중해 혁신 신약을 지속 출시하는 글로벌 바이오·제약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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