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원을 통해 최근 4년 동안 가짜 학술단체인 ‘와셋(WASET)’에 참가한 연구자들이 85명에 이르고, 총 58차례에 걸쳐 출장비를 2억 5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와셋은 논문 발표와 출판 등의 형식만 갖췄을 뿐 실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무늬만 학회’ 로 탐사 보도 매체를 통해 관련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국토교통 분야의 연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통해 지원을 받은 연구자들이 와셋과 같은 가짜 학회에 참여한 뒤 가짜 논문을 만들고, 이들이 여는 학술대회에 참가한다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 세금 낭비를 한 셈이다.
18일 국토교통위 소속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진흥원으로부터 지원 받은 연구자 중 85명의 연구자들이 2015년 2월부터 금년 7월까지 총 58차례 출장으로 2억 5400만원을 사용하고, 학회등록비로 42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2회 가짜 출장학회를 다녀온 사람은 5명이며, 3번 이상 다녀온 사람도 1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으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8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이 5건, 한국과학기술원 4건 등으로 나타났다.
박완수 의원은 “연구비의 부정사용이 국토교통 관련 학계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연구비 부정 사용자에 대한 검증 및 연구비 환수등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국토교통 관련 학계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영어)논문 위주의 성과 심사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라면서 “연구의 성격에 맞는 연구 평가 방법이 같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