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6·25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 탈북한 국군포로 한재복 씨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 6·25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 탈북한 국군포로 한재복 씨가 8일 별세했다. 지난 2020년 한씨와 변호인 등이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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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한 씨는 1951년 자원입대했다가 그해 12월 중공군 포로가 돼 북한으로 끌려갔다. 한 씨는 이후 1953년 9월부터 북한 내무성 건설대에 배속돼 탄광에서 노역했다.
고인은 2001년 북한을 탈출해 국내로 돌아온 뒤 귀환국군용사회장직을 수행하며 국군포로 송환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2017년 3월에는 홍용표 당시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국군포로 문제를 환기하고 그해 9월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다.
한 씨는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2020년 승소 판결까지 받았다. 북한이 국군포로에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국내 첫 사례였다.
그러나 지난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을 상대로 제기한 추심금 청구 소송에서는 패소하면서 북측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눈을 감게 됐다. 경문협은 조선중앙TV 영상을 비롯한 북한 저작물을 사용할 때마다 북한에 저작권료 지급을 대행하는 국내 기관이다.
고인은 생전 북한을 상대로 한 재판 과정에서 “(소송을 도와준 시민단체) 물망초를 제외하면 국군포로 문제에 정치권이나 사회나 관심을 갖지 않아 섭섭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의 별세로 이제 국내에 남은 탈북 국군포로는 13명으로 줄었다. 빈소는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 장례식장 202호에 9일 오전 10시부터 차려지며 발인은 1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