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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메디톡신의 판로가 막힐 경우 이 회사는 앞날을 장담할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특히 중국에서는 메디톡신에 대해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는데다 미국에서는 보톡스 제품으로 임상3상을 진행중인 메디톡스에게는 이번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2059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거둔 메디톡스는 대표적인 우량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힌다.
검찰과 식약처의 기업 현실을 무시한 법집행 관행이 미래성장동력으로 꼽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방해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국가가 제약·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사안별로 정상을 참작하지 않고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관행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기업이 잘못을 하면 처벌을 하더라도 최소한 ‘재기의 기회’는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식약처는 메디톡신의 제조 및 판매 중지 결정에 이어 품목허가 취소라는 특단의 행정처벌을 예고했다. 품목허가 취소는 의약품에 있어서는 시장퇴출을 의미하는 사실상의 ‘사형선고’와 다름아니다. 여기에 검찰은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를 허가받지 않은 원액으로 보톡스 제품을 제조, 판매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메디톡스를 사면초가로 몰아넣고 있다. 식약처는 “허가받지 않은 성분으로 의약품을 제조 판매 한 것은 중대한 약사법 위반 사항으로 제조·판매중지 및 허가 취소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식약처는 ‘문제된 과거 제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품목허가 취소는 억울하다’ 는 메디톡스 입장에는 선을 긋고있다. 안전성 이슈와 이번 품목허가 취소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는 판단에서다. 메디톡스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문제 제품’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생산된 것으로 해당 시점에 생산된 ‘메디톡신주’는 이미 오래 전에 소진돼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번 처분 대상 폼목은 약사법을 위반한 범죄사실이 있는 품목이고 그 품목에서 파생된 것이라 다 같은 이상이 있다고 본다”며 “따라서 제조번호(생산시점)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식약처가 메디톡스에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린 이유는 ‘메디톡스가 무허가 원액(독소)을 사용했다’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 때문이다. 원액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서 뽑아낸 독소를 정제한 것을 말한다. 식약처는 공소장에서 확인된 사실이 약사법(제62조 제2호 및 제3호)을 위반해 취소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허가 내용 및 원액의 허용기준을 위반해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없다.
제약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검찰과 식약처가 지금처럼 기업이 존폐 위기에 내몰려도 나몰라라하면서 형식적인 ‘엄벌주의’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제약·바이오 산업은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처벌을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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