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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말폭탄’ vs 시진핑의 ‘행동’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백기를 들 때까지 압박을 거둘 의향이 없어 보인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지난달 24일 강행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며, 이로 인해 중국이 더 고통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관세부과 조치를 오래 할수록 (미국은) 더 많은 지렛대를 갖게 될 것이라며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특히 대중 압박 강도를 높일수록 더 좋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 때문에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요구사항 리스트’는 (양국이 협상을 처음 시작한) 지난 여름 이후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중국 측의 보복 관세 등에 따른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에 대해 우려했다는 말을 들어봤다는 사람은 아직 없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내달말 美中정상회담 앞두고 신경전?
일각에선 양 정상의 행보를 두고 내달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계기에 미·중 양국이 잠정 합의한 정상회담에서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신경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썼다. “(무역전쟁의) 시작 중의 시작 단계”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실질적인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시 주석과의 개인적인 소통을 하는 자리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배짱’도 만만찮다. 장칭리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미국 기업인과 로비스트, 홍보담당 간부 등이 참석한 소규모 모임에 참석해 “중국 정부의 리더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공언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이 참석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수차례에 걸친 양국 간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음에도, 관세부과를 관철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필요한 대응 조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CNBC방송은 “장 주석의 발언은 양국 간 투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