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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앤트그룹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앤트그룹의 상장 중단까지는 여러차례 우여곡절이 있었다.
우선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배하는 앤트그룹은 중국의 금융 규제 사각지대에서 성장했다.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서 핀테크에 큰 규제를 두지 않았다.
앤트그룹은 중국 대표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즐푸바오)를 운영하면서 소액 대출,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냈다. 은행의 대출을 받지 못하는 소액 소비자들을 모아 덩치를 키운 것이다. 규모의 경제다. 한 사람에게 1위안의 이윤을 남겼다고 해도 1억명이면 1억위안이 된다. 위어바오는 그동안 중국 금융 시장에서 소외돼 있었던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을 공략해 3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앤트그룹은 상장을 앞두고 사명을 앤트파이낸셜에서 앤트그룹으로 바꿨다. 금융 업종에 해당하는 규제를 피해가고,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디지털결제부문 수익 비중이 2017년 이후 하락했지만 신용기술 서비스의 빠른 발전으로 디지털 핀테크 플랫폼 서비스의 수익비중이 60% 이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앤트그룹을 비롯한 중국 핀테크 기업의 덩치가 너무 커졌고, 금융 당국으로선 관리 감독에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결국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중순 금융회사를 소유한 일반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하고, 앤트그룹 같은 비(非)금융회사가 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 요소를 관리하기로 했다.
증감회가 이달부터 실시한 펀드 관련 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가 다른 사업과 연계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이익 상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번 공모주 펀드 판매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거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핀테크 기업인 앤트 그룹을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럼에도 중국 금융 당국은 지난달 21일 공고를 내고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앤트그룹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스타마켓) 등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다시 앤트그룹의 상장이 순조롭게 흘러가나 했다. 하지만 마윈 창업주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금융서밋에서 한 연설이 결정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마윈은 중국에서 손에 꼽히는 금융 엘리트와 거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 금융 당국이 ‘위험 방지’를 이유로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는 며칠 후 전격적으로 세계 최대 IPO인 앤트그룹의 상장을 연기시켰다.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 일정을 48일 앞두고서다. 한마디로 ‘괘씸죄’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케빈 크웩은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IPO가 왜 중단됐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마윈에게 누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건지 중국정부가 상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상장 날짜에 너무 가까운 이러한 극적인 움직임은 놀랍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번 결정으로 중국 정부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조치가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상장 연기 결정은 증권거래 부문이 관리 감독 책임을 이행한 것”이라며 “상장 연기는 관련 법률에 근거한 것이며 자본시장의 안정을 수호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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