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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베트남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한-베 공동번영을 위한 혁신성장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8회 이데일리 국제 경제·금융 컨퍼런스(IEFC)에는 500여명의 참석자가 몰리며 발 디딜틈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삼성전자를 포함해 국내 기업이 활발히 진출한데다 한류 열풍이 최고조에 달한 베트남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는 열기였다. 이날 주로 금융인, 기업인을 주축으로 다양한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았는데, 준비한 좌석이 모자라 간이의자를 갖다놓는 강연이 많았다. 참석자들은 한자라도 놓칠까 꼼꼼히 메모하며 휴대폰이나 태블릿PC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핀테크에 뜨거운 관심‥한국 경험이 큰 도움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금융 섹션이다. 이제 금융산업이 움트기 시작한 베트남에서는 비슷한 성장기를 거쳤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금융위기, 저축은행 사태를 포함해 경제·금융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경험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IT 기술과 금융의 융합인 핀테크(금융+IT) 분야 협력방안에 대해 청중의 관심이 컸다. 핀테크를 주제로 한 첫 세션에서는 준비한 좌석이 모자라 뒷줄에 수십 명이 서서 듣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베트남 재무부(MOF) 소속 지우 초 연구원은 “세션에 나온 자료를 기록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갔다”면서 “금융 분야에서 베트남보다 앞선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운 특별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안지환 하노이한인유학생 대표는 “평소 금융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이날 강의를 재밌게 들었다”면서 “유학생 신분으로 해외에 나와있으면 현지 금융기관을 이용하기가 어려운데,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한국의 핀테크 기업이 사업을 확장해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커져 다양한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협력해야 공동 번영” 공감대‥비즈니스 기회의 장 제공
이날 컨퍼런스를 관통한 것은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이다.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시장이 필요하고, 베트남으로서는 한국의 경험과 투자가 절실해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많다는 공감대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국과 베트남 기업인들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참석자와 현지 금융인이나 기업인들은 쉬는 시간이면 양국 정부 관계자 혹은 한국에서 온 참석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발표자에게 실무적인 궁금증을 묻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KB금융그룹 소속 국민은행과 KB증권 등 현지 지점들은 부스를 따로 마련해 현지인들과 교민에게 재무 상담을 제공하기도 했다. 권태두 KB국민은행 하노이지점장은 “하노이 현지인들이 일찍부터 부스를 찾아 재무관련 상담을 받는 일이 많았다”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응옥 하 베트남 비즈니스포럼뉴스페이퍼 기자는 “베트남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에서 유익한 정보를 얻고 네트워크도 구축하는 장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