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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량 서버용 D램·차세대 낸드 대거 공개..AI 수요 대비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삼성 테크데이’를 열고 서버용 256기가바이트(GB) 3DS RDIMM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전 제품인 128GB RDIMM 대비 용량은 2배 커졌고, 소비 전력 효율은 30% 개선됐다.
이번 제품은 초고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어 AI를 구축하려는 글로벌 IT기업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양산한 업계 최대 용량의 10나노급(1y) 16Gb DDR4 D램을 탑재하고, 실리콘 3D 적층 기술을 활용·연결해 고속으로 동작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란 중앙처리장치의 메인 메모리에 초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또 6세대 V낸드플래시 개발을 마치고 내년에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성능을 대폭 높인 512Gb 4비트 V낸드와 멀티 레벨 셀(MLC·2비트) 설계를 통해 용량을 2배 늘린 2세대 ‘Z-NAND’도 선보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 플래시 개발실 부사장은 “내년 양산 예정인 6세대 V낸드는 기존 ‘1-스택(Stack)’의 극한 연장과 신개념 설계를 통해 3비트 V낸드 역대 최고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상품기획팀 전무는 “HBM2 D램 사용으로 클라우드 AI에서 최대 성능은 6배 향상됐고, 비용측면에서도 8배의 절감 효과가 있다”며 향후 GDDR6 그래픽 D램, LPDDR5 모바일 D램이 차세대 시스템에 탑재되면서 5세대통신, 엣지 서버 컴퓨팅 등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에서 V낸드와 D램 양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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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도 이날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밥 스티어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이날 행사에서 “7LPP 공정은 삼성전자가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하는 첫 번째 파운드리 공정으로 삼성전자는 이번 생산을 시작으로 7나노 공정의 본격 상용화는 물론 향후 3나노까지 이어지는 공정 미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대만 TSMC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반도체 공정이 10나노 이하로 접어들면서 기존 노광 공정이 한계에 이르렀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EUV 장비를 확보한 기업은 투자력을 확보한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는 6% 점유율로 세계 4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업계 2위 글로벌 파운드리가 7나노 이하 공정을 포기한데다 IC인사이츠가 삼성전자 시스템 LSI 사업부가 파운드리 사업부에 맡긴 위탁생산 물량도 시장점유율에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내부거래로 봤지만 지난해 파운드리사업부가 독립하면서 별도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EUV는 기존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광원이지만, 실제 양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장비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EUV 기술을 연구해왔다.
아울러 EUV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마스크의 결함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크기와 무게가 대폭 증가한 EUV 노광 장비를 대량으로 수용할 수 있는 첨단 라인을 내년 말 완공 목표로 경기도 화성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다.
배영창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EUV 적용 공정을 상용화 해 반도체 제조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으며, 고객에 공정 수 감소 및 수율 향상·제품 출시 기간 단축 등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7LPP는 모바일과 HPC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자동차 전자장치부품, 5G, AI 등 폭넓은 응용처에도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과 마이크로소프트, 자이링스,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 브이엠웨어를 비롯한 글로벌 IT업체와 미디어, 애널리스트, 파워 블로거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