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은 ‘뱅크사인’이 공인인증서보다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만큼 소비자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인인증서와의 차별성을 체감하기 쉽지 않고 범용성도 부족한 데다 당분간 모바일용으로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서비스…편리성·속도 개선해야
정부는 지난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조항을 삭제하면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사설인증 수단을 허용했다. 이에 은행업계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6년 11월부터 뱅크사인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 4월 말 임직원 대상 테스트를 거쳐 이날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뱅크사인의 핵심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블록체인은 중앙집중기관 없이 시스템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거래정보를 기록, 검증, 보관해 거래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한 분산장부 기술이다. 즉 보안성이 강화된 게 가장 큰 차별화로 꼽힌다. 인증서의 위·변조, 탈취, 복제, 무단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인증서 유효기간은 3년으로 기존 공인인증서(1년)에 비해 훨씬 길다.
실제 기자가 직접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뱅크사인 앱을 내려받아 설치한 후 시중은행(신한은행) 앱 공인인증센터에서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뱅크사인 이용신청을 한 후 로그인 방식을 변경한 후에야 사용이 가능했다. 이후 SC제일은행 앱 공인인증센터에서 은행 추가하기를 눌러 이용 등록 과정을 거쳤는데 기존 공인인증서 등록 절차와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특히 시중은행 앱을 시행하면 뱅크사인 앱으로 이동해 인증하는 등 앱간 서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처리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져 불편했다.
또한 이미 많은 은행이 공인인증서 외에 패턴, 간편 비밀번호, 생체인증 등 다양한 인증 방식을 도입한 만큼 인증수단이 하나 추가되는 것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그동안 간편 비밀번호 인증 방식을 사용했던 기자 입장에선 뱅크사인으로 옮겨 갈 유인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낮은 범용성·모바일 전용 등 아쉬워
뱅크사인이 당분간 은행업무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는 은행 거래뿐 아니라 공공기관, 전자상거래 등 폭넓게 사용된다. 뱅크사인이 공인인증서보다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당초 서비스를 계획할 때는 모바일과 PC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했지만 은행별 시스템 구축 문제 등으로 우선 모바일에 적용한 후 추후 PC시스템과 연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은행업무만 이용할 수 있지만 정부 및 공공기관과 협의를 진행해 이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PC인터넷뱅킹과의 연동은 은행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