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로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현대·기아차는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으며, 쌍용차도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전년 대비 판매가 두 자리 수 이상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부진 속에서 일찌감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며 신차 출시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 업체들은 선전했지만, 공장 폐쇄와 신차가 부재했던 업체들은 고꾸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지난해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154만5604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수출은 668만71128대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이로써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0.4% 늘어난 823만2732대를 판매했다.
특히 내수에서 현대차는 그랜저와 싼타페가 동시에 ‘10만대 클럽’을 달성하며, 3년 만에 70만대를 넘어섰고, 기아차는 4년 연속 50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현대차는 47.6%, 기아차는 32.3%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양사 점유율은 80%에 육박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연례행사로 진행하던 파업을 중단하고 여름휴가 전에 임단협 타결을 마무리 지었다. 또 신형 싼타페, 코나 등 SUV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쌍용차도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2.3% 늘어난 10만9140대를 기록했다. 주간연속 2교대(8+8)로 생산효율성을 높였으며,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렉스턴 스포츠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9년 연속 성장세를 이뤄 한국GM을 제치고 내수 3위에 오르는 이정표를 세웠다.
반면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내수에서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판매가 줄며, 10만대 이하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GM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9만3317대를 판매, 전년보다 29.5% 줄었다. 한국GM이 내수 판매에서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2년 한국GM 창립이래 최초다. 대우자동차 시절인1998년(8만6925대) IMF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해 군산 공장을 폐쇄했으며 연구개발(R&D) 법인분리 이슈 등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설이 불거지는 등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워서다.
한편,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개소세 인하 연장에도 내수경기가 부진하고 하반기에는 지난해 판매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1.0% 감소한 179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보성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 출시가 확대되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 등 부정적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