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서청원, 의총 발언 “인명진에게 모욕당할 줄 꿈에도 몰랐다”

10일 오후 새누리당 의원총회 공개발언
“썩은 종양·할복, 성직자가 할 발언 아니다”
  • 등록 2017-01-10 오후 4:48:59

    수정 2017-01-10 오후 4:48:59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탈당 요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8선한 사람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모욕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인적쇄신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인 위원장의 당 개혁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 의원은 특히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제게 하실 말씀 아니다. 성직자이신데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시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당원과 국민이 뽑은 것이다. 목사님이 배지를 반납하라 반성문을 내라고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서청원 의원의 공개 발언 전문

의원 여러분 오랜만이다. 새해맞이에 어수선하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며칠 전에 할복하라고 인명진 위원장이 말씀하셨는데 할복하지 않았다. 목사님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나. 저를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저는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주식 하나 없다. 18대에서는 재산이 꼴찌였고 20대에서는 5억1000만원이다. 종친회 회장이라 돈을 보관하고 있어서 그렇다. 저는 8선이다. 장관도 했고 다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집에 몇 명의 의원들이 오셨지만 조그만 아파트 1층에서 33년째 살고 있다. 저를 썩은 종양이라 하셨는데 제게 하실 말씀 아니다. 성직자신데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시는가. 저도 자식을 키우고 이웃이 있고 처자식, 많은 이웃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는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드릴 말씀이 없다.

저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인명진 목사님과 저 조찬하지 않았나. 조찬하면서 당내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 인적청산을 이야기했는데 인명진 목사님이 무슨 인적청산이냐 말이 되느냐고 하셨다. 그리고 몇몇 의원 이름을 거론하셨다. 재선의원 이름도 거론하셨다. 반성하고 하면 되니까 앞으로 후배들을 키워야 하니 책임지란 말씀하셨지만 정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최다선 의원으로 괴로웠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있고 많은 다선의원, 초선의원들도 제가 식사할 때마다 제가 적당한 시기에 당을 떠나 그 외 여러분들 책임 다하는 것으로 알고 걱정 말고 기다리라. 목사님 제가 사실 당을 떠나려고 한다, 탈당하겠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가 탈당할 때 타이밍은 제게 맡겨달라고 했다. 그게 바로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그런데 26일 목사님께서 TV토론에서 이름을 거론하며 인적청산해야 되지 않냐 하니 국민 뜻이면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다음 모든 신문에 기사가 나갔다. 제가 정우택 원내대표와 박맹우 사무총장께 항의했다. 그 다음에 목사님이 전화주셨다. 사회자가 물어서 그렇지 제가 이름 거론한 게 아니다. 좀 말려든 것 같다 하셔서 양해했다. 모든 신문에 그것이 나간 후로 많은 의원들이 항의전화를 했다. 서 대표가 목사님 오시는데 앞장서고 했는데 어떻게 목사님이 그러시나 속은 것 아니냐. 전국위 안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했다. 그러나 와전된 것이라고 하고 우리가 모셔왔는데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 그날 46%밖에 참여 안한다고 해서 다같이 참여하자는 생각으로 있는 대로 연락해서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해드리자고 했다. 그날 그래서 인 목사님을 모신 것이다.

오후 6시 목사님과 가장 가까운 평론가 같이 만났다. 평론가가 나에게 전한 것은 오늘 탈당하시라고 한다. 제가 정치인이라 타이밍을 잘 알아서 제게 맡긴다고 했는데 온 언론에 먹칠해두고 내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에서 양해를 구한 다음에 나가야지 이게 말이 되느냐. 내 얘기 언론에 나오면 목사님께 말씀드려서 그 분은 8선이나 되고 알아서 결정하시겠지 하면 된다고 했다. 결과는 아니었다. 저와 다른 사람의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정치 8선한 사람이 목사님에게 이렇게 모욕을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시고 나서 목사님은 너무 과격했다. 너무 과격했고, 인적쇄신의 대상자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정부와 당에서 고위직을 한 사람들은 발을 빼라고 했다. 또 박근혜 정부 하에서 호가호위하고 말실수를 한 사람들, 4.13 총선에서 잘못한 사람을 인적쇄신 대상자로 지목했다. 의원숫자만 20~30명이다 내가 얼마나 항의를 많이 받았는 줄 아느냐.

목사님을 모시는데 정식 교섭은 정우택 원내대표가 했지만 제가 역할을 갖고, 전국위에서 지지를 선언했다. 이거 정말 잘못 모셔왔구나. 박근혜 정부 4년간에 그 안에서 일한 사람들이 무슨 죄가 있나. 박근혜 정부를 위해 당과 정부가 협력해 민생을 챙기는 것을 도와줬을 뿐이지 최순실은 알지도 못한다. 제가 국회의원 하고 중요한 자리에 있는 동안 어느 누구도 최순실을 막아달라고 한 것 없다. 알지 못해 못막았다. 그러나 대통령이 탄핵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당의 책임이 크다.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을 깬 건 누군가. 바로 신당(바른정당) 사람들이다. 12월 13일 4월 퇴진 6월 대선을 이야기했다. 원로들이 이야기했고 정우택, 서청원 유기준, 최경환 등 중진들이 점심에 원로들을 뒷받침하자고 결의했다. 그런데 이게 깨졌다. 4월 퇴진과 6월 대선 당론을 뒤집고 당을 떠난 사람들이다.

목사님이 오시자마자 인적쇄신을 통해 당 개혁을 한다고 했는데 우리당은 보수당이다. 이 많은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한 사람도 반대한 사람도 있지만 20∼30명을 어떻게 청산하실 것인가. 정당법에는 국회의원을 강제로 내쫓을 방법이 없다. 여기 당직자들도 조심하라. 1선 퇴진이니 2선 퇴진이니 말씀하시지 않으셨나. 제가 당을 떠난다고 의원들에게도 얘기하고 목사님께도 말씀드렸다. 영국속담에 도망자에게 골든 브릿지를 만들어주라고 했다. 저도 손자손녀 가정이 있고 처자식이 있는데 나가라 하시면 불명예스럽게 나가야겠는가. 목사님은 평소 존경해서 1년에 한두 번 식사하고 어려울 때 자문도 구한 사람이다. 그런데 들어 오시자마자 당에 칼질을 심하게 하시면 안된다. 갈등을 만든 것은 인명진 목사님 자신이다. 언론에 대고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된다.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당원과 국민이 뽑은 것이다. 목사님이 배지를 반납하라 반성문을 내라고 할 자격이 없다.

목사님 이게 위임장의 내용이다. 위임장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가. “최근 당내 상황과 관련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전폭 지지한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을 연임한 사람으로 탄핵소추 책임을 통감하며 탈당 등 거취에 대한 모든 조치를 비대위원장에 맡기기 위해 위임장을 제추한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엊그제 모 신문에 난 것이다. 목사님 의원들은 국민이 뽑아줬지 목사님 뽑아주신 것이 아니다. 목사님이 우리를 패권주의라 하셨는데 이런 충성맹세는 목사님이 지금 패권주의, 사당화을 하시는 것이다. 독선독재 패권주의이고 사당화하고 있다. 목사님 우리를 범죄자 취급했다. 우린 범죄자가 아니다. 최고위원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 친하다고 돈 10원 주시는 분인가. 인사문제를 들어주실 분인가. 최순실 문제를 알지도 못했다. 4년간 박근혜 정부에서 일한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목사님이 잘못된 것이다.

저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을 모셨는데 그 어른들은 절대 국회의원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서 동지, 김 동지 이렇게 불러. 얼마나 국회의원들을 아끼는지 아나. 목사님은 목사님하다 오시다가 말 함부로 하시고 공갈 협박하고. 목사님에게 이런 위임장을 냈지만 얼마나 자괴감을 느끼고 창피한 줄 아느냐. 다 충성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너무 국회의원 자존심을 찢어 놓으셨다. 목사님 잘못된 것이다. 많은 언론이 이제 목사님에게 기울었다 승복하라고 한다. 저는 승복할 수 없다. 그런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독주를 끝낼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목사님 저도 64년도에 대학 때 민주화운동하다가 투옥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동지로 감옥에 있었고 민주화추진협의회 때 역할도 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국회에서 여러 가지 정치보복도 당해서 MB정부 때 1년간 감옥에도 있었다.

친박연대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 때도 저 집안은 쑥대밭이 됐다. 제 조카의 부인까지 다 뒤졌다. 제 개인 한 푼도 안 먹었습니다. 정치자금은 썩는다. 저는 과거 그런 지도자를 모시면서 정치자금이라는 것은 중간에 써야 한다고 배웠다. 제가 그래도 8선을 하면서 겸손하고 겸허했는데 그런 저에게 깊은 상처를 주셨다. 목사님 혼자 하면 다되겠지 하는 마음은 잘못된 것이다. 여기 몇 명의 당직자가 고고고, 개헉개혁해혁 하는 소리만 듣고 그것만 믿으시면 안된다. 토요일 뉴스를 봤다. 보수집회하는 많은 분들이 비대위원장 걱정을 했다. 과거에 사드 반대하셨고 한미군사훈련을 전쟁연습이라 하셨고 개성공단을 부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저희는 정통 보수당인데 이당을 어느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느냐. 목사님이 대선 걱정을 하셨는데 목사님이 이 당에 있는 한 대한민국의 보수는 새누리당에 오지 않는다. 목사님이 할복하라고 하고 상처준 것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점을 헤아려서 오죽했으면 제가 일생에 처음 목사님을 고소했겠는가. 용서해주시고요. 저의 깊은 뜻을 헤아려주시기 바란다. 저의 말씀을 깊이 새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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