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사장, “거래소-예탁원 분리, 자본시장 확대 위해 꼭 필요”

“내년 전자증권, 중국 사업, 퇴직연금, ISA 등서 큰 역할 기대”
“금융투자교육 중요… 청소년기 증권 부정적 인식 불식시켜야”
  • 등록 2015-12-18 오후 5:38:39

    수정 2015-12-18 오후 5:38:39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단상 위)이 18일 서울 동구마케팅고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예탁결제원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이 한국거래소와 예탁원의 분리 방안에 대해 “이해상충의 방지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이 커지고 특히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18일 오전 서울 동구마케팅고에서 재능기부 강연을 마친 뒤 기자와 만나 “그간 (거래소와 예탁원 분리에 대해) 국회와 정부 간 합의가 있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구체적 방식은 어떻게 됐든지 간에 분리 방침은 확정된 것으로 예탁원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거래소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거래소가 지주사로 바뀌려면 현재 보유한 예탁원의 지분 70% 이상을 매각해 분리 수순을 밟는 것이 필수 사항 중 하나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이 국회에 발목이 묶인 가운데 분리 방안에 찬성하던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내년 예탁원의 주요 목표에 대해서는 “전자증권 제도가 도입되고 중국 비즈니스의 본격화, 퇴직 연금 플랫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강연은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하는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재능기부 특강의 일환이다. 지난달부터 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홍성국 KDB대우증권(006800) 대표,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유 사장은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과장 시절 전국투자자교육협회를 제안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금융투자 교육 선진국”이라며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있어 금융교육 중 투자자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자칫 증권은 사기·범죄처럼 나쁜 인상이 있는데 어려서 이러한 것들을 불식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증권 산업에 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나의 세상 답사기’란 제목으로 예탁원 업무를 소개하고 본인의 인생철학과 이를 경영에 적용해 얻은 성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취임할 때 직원들에게 ‘땅 짚고 헤엄치는 시절은 끝났다. 제대로 일해보자고’ 이야기했다”며 “취임 후 회사는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더 이상 방만경영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생들에게는 △열정적인 사람 △깨어있는 시민 △글로벌 시민 △공부하는 이가 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10세기에 타히티섬 부근에 살던 마오리족이 더 큰 땅을 찾아 카누를 타고 뉴질랜드로 이동한 일화를 전하며 “앞으로 어려운 일들이 있겠지만 마오리족처럼 도전의식을 가지고 비전을 만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울 동구마케팅고 학생들이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사진=예탁결제원 제공)
금융투자업계 취업이 주요 진로 중 하나인 학교인 만큼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유 사장 강연에 집중하고 중간 중간 돌발 퀴즈에 척척 대답하면서 높은 호응도를 나타냈다.

금융자산마케팅학과 2학년인 유다은양은 “펀드나 은행텔러 자격증을 준비해봤고 금융 일반 과목도 배우고 있다”며 “강연을 듣고 마오리족 같이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입학 때부터 예탁원 입사가 꿈이라는 같은과 동기생 조은별양은 “회계 또는 마케팅 부서로 가고 싶다”며 “평소 학교에서 컴퓨터·금융 관련 자격증도 따고 회계·국제사무·무역 등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1학년 김민솔양은 “아직 과가 정해지지 않았고 잘은 모르지만 글로벌마케팅과를 가고 싶다”며 “강연처럼 이 시대의 혁신적이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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