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오는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2020년도 하계 올림픽이 코로나19 사태에 연기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우리시간으로 이날 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종목별 국제연맹 대표자들과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도쿄 올림픽 연기 혹은 취소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코로나19 확산세에 각국에서 예선전에 차질이 생기는 등 도쿄 올림픽 연기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 도쿄 올림픽 공식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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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OC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에 권투 종목의 유럽 지역 예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개최국인 일본 국내 여론도 올림픽 연기해야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지난 14~1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63%, ‘중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9%였다.
이처럼 올림픽 연기설에 힘이 실리면서 일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던 기업들이 반대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 가장 충격이 큰 기업은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IOC가 선정한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다. IOC는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기업을 각 분야별로 1개만 선정해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TOP 13개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큰 돈을 들여 최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독점 마케팅 권한을 확보했는데, 홍보는 커녕 이벤트 자체가 연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과거사 문제와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마케팅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사업적인 면에서도 도쿄 올림픽 연기는 삼성에 상당한 악재다. 삼성전자는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5G 시장과 ‘8K TV’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기준 5%에 불과했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을 5G 시장 선점을 통해 20% 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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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5G 상용화를 발판으로 삼아 한 자릿수대의 점유율을 글로벌 ‘톱3’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가 5G 인프라 공급의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는 시장이 북미와 일본이다. 특히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5G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은 5G 통신장비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스마트폰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었다. TV 부문도 처음으로 8K로 중계되는 도쿄 올림픽을 통해 삼성이 주도하는 8K TV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 마케팅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삼성이 경쟁사인 LG전자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한일 관계 때문에 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이 여의치 않았는데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엎친 데 덮친 격 아니겠느냐”며 “올림픽이 실제로 연기될 경우 삼성뿐 아니라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들에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