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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부회장이 인수한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개발 초기단계인 미래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같은 전략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전혀 다르다. 이 부회장의 방식은 필요한 기술은 삼성이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사거나 빌리거나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하고 있다. 이번 하먼 인수 또한 이재용 부회장식 ‘선택과 집중’ 전략이 그대로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 선임 후 책임경영을 강화한 첫번째 대형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의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연말 예정된 조직개편을 비롯해 중장기 사업전략에도 전장사업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커넥티드카 전장시장 연 9% 성장.. 혁신제품 출시 속도
삼성전자는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장사업은 늦게 뛰어든 만큼 애플이나 바이두,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인 LG전자에 비해서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커넥티드카용 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스마트카 전체 전장시장 규모는 2015년 542억달러에서 2025년 186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다. 여기에 이번에 하만 인수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 전장사업분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통신·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인공지능(AI)·음성인식 등 부품 및 사용자경험(UX) 기술을 비롯해 모바일, 생활가전 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를 결합할 계획”이라며 “혁신적인 제품을 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마트폰 성장 정체, 전장사업으로 실적만회 기대
삼성전자는 늦어도 내년 3분기까지 하만의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하만은 인수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된다.
이는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이 부회장의 구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전장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연말 조직개편에서 전장사업팀이 확대 개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전기차용 반도차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BYD)에 30억 위안을 투자, 9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부품 자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외신보도도 있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사의 사외이사를 맡아 이사회에 참석할 정도로 자동차 전장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정체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했다”면서 “자동차 전장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실적에도 상당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