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13일 오전 서울 내곡동 소재 예비군훈련장에서 사격훈련 도중 동료 예비군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23) 씨가 ‘사격 훈련 도중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육군 중앙수사단이 최씨가 입고 있던 전투복 하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발견한 유서에 따르면, 최씨는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 내가 죽으면 화장 말고 매장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는 유서에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같다. (중략) 내 자아감, 자존감, 나의 외적인 것들, 내적인 것들 모두 싫고 낮은 느낌이 밀려오고 그렇게 생각한다. 죽고싶다. 영원히 잠들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씨는 이어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으로 되어간다. 나는 늙어가는 내 모습이 너무 싫고 나의 현재 진행형도 싫다”며 “그래서 후회감이 밀려오는게 GOP 때 다 죽여버릴만큼 더 죽이고 자살할 걸 기회를 놓친게 후회된다. 아쉽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유서의 내용으로 미뤄볼 때 최씨가 전날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가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일련에 계획에 따라 벌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37분께 최씨는 육군 52사단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사격 훈련 도중 다른 예비군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최씨는 사격에 앞서 K2소총과 실탄 10발을 지급받았다. 사격장 맨 좌측 사로에 들어간 최씨는 최초 1발을 사격 표적에 쏜 후 뒤돌아 뒤편에 대기중이던 부사수와 자신의 오른편 2, 3, 5사로에 엎드린 예비군 동료들을 향해 7발을 발사했다. 4명이 총에 맞았고 이중 박모(24)씨가 치료 중 사망했다. 최씨는 1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의 탄창에는 실탄 1발이 남아 있었다.
최씨는 2013년 10월 제대했으며, 육군 5사단 소속 부대에서 복무할 당시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집중관리를 받았다고 육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