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韓 최초 노벨상 한림원 회원일 것···노벨상 수상에 일조"

韓 과학기술 괄목한 성장 평가···수상에는 복합 요소
젊은 연구자 육성 필요···노벨상 프로그램도 강화
연구관리 전문성 확보, 수월성 중심 연구 투자 조언
  • 등록 2020-10-06 오후 7:44:08

    수정 2020-10-06 오후 9:53:0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에서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일 것입니다. 회원들과 함께 과학계 저변을 확대하다 보면 수상자도 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과학계 저변 확대에 한림원이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정책학, 이학, 공학, 농수산학, 의약학 등 5개 학부 1000여명의 내로라하는 국내 석학으로 구성된 학술 기구이다. 노벨상 유력 한국인 후보자로 거론되는 유룡 KAIST 교수(2014년),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2017년). 현택환 서울대 교수(2020년) 모두 한림원 회원이다.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민구 원장은 한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 산업과 밀착해 단기간 내 성장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과학기술계 추격자로서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지난 30~40년 전과 달리 사이언스, 네이처 등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정부도 GDP 대비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한 원장은 노벨상 수상에는 기초연구 기반, 국력, 연구 기간, 인지도 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다고 평가하며 국내 과학계 저변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문연구요원제도 존치를 통한 연구 연속성 확보 △고경력 은퇴과학자 연구과제 심사 참여를 통한 전문성 확보 △직무발명보상금 세제 개편을 통한 기술 이전 장려 △젊은 과학자 육성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중에서도 한 원장은 젊은 과학자들을 제대로 육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림원 산하의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을 비롯해 국제적 수준의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는 재목이 배출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상당수가 25세에서 35세 사이에 핵심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연구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환경을 만드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한림원도 회원 석학들을 활용한 과학강연부터 노벨재단과 함께하는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을 통해 젊은 후학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도나 스트리클런드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 제라르 무루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등을 초청해 대중들의 관심도 모았다.

한 원장은 이와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구비 심사·평가 등 제도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봤다. 100%에 육박하는 국가연구개발과제에서 성실실패를 장려하며 도전·창의적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고경력 은퇴과학자를 활용한 연구과제 심사·평가제도로 전문성 강화를 통해 전문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 원장은 “한국은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 유럽, 일본과 달리 기초과학 저변이 부족하고 과학사도 짧다는 한계가 분명 있다”면서도 “선진국 대비 인력,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연구수월성에 따라 선택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성숙하면서 역량 있는 은퇴과학자들의 과제 심사나 자문 역할 참여를 통해 전문성 확보, 선택적 투자를 통한 효율적 예산 사용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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