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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주류제조허가를 갖고 있지 않아 판매처에서 소비자에게 질 높은 캡슐수제맥주 맛을 직접 보여줄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마케팅적으로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송대현 LG전자(066570) H&A사업본부장(사장)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출시 행사에서 국내의 까다로운 주류 관련 법규와 관련해 아쉬움을 이같이 토로했다.
이날 LG전자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 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해 수제맥주를 만들어주는 LG 홈브루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질 높은 수제 맥주를 집에서 캡슐로 간단히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LG 홈브루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위트(Wheat) △필스너(Pilsner)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한다. 사용자는 취향에 따라 2~3주 만에 약 5리터(ℓ)의 최고급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는 앞서 지난 1월 열린 ‘CES 2019’에서 첫 공개된 이후 맥주 애호가로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으나 정작 제품을 내놓은 LG전자는 제품 마케팅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맥주제조기인 만큼 판매를 위해서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시음 행사 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가전 업체인 LG전자는 주류제조허가를 보유하지 않아 매장 등에서 시음 행사 등을 진행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날 LG전자는 LG 홈브루 출시 행사를 평소 신제품 출시회를 진행하던 시내 호텔이나 마곡 사업장이 아닌 서울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었다. 대사관은 치외법권 지역인 까닭에 국내 주류법 적용을 받지 않아 시음 등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덕분에 직접 LG 홈브루가 만들어 낸 수제맥주를 종류별로 시음해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맛본 스타우트는 흑맥주의 진한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페일 에일도 향긋한 과일 맛을 그대로 표현해냈다. 퇴근 후 직장 인근 가게에서 막 받아 마신 수제맥주와 비교해 맛과 신선도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의문이 남았다. LG 홈브루의 출고가는 399만원이다. 이는 3년간의 관리서비스를 포함한 가격이다. 최근 고가에 출시되는 ‘신(新)가전’ 중에서도 꽤 비싼 축에 속한다. 집에서 수제맥주를 즐기기 위해 4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선뜻 지불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LG전자는 LG 홈브루의 높은 출고가를 고려해 렌털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렌털로 LG 홈브루를 구매할 경우 월 사용료는 1~3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으로 일시불로 구매할 때보다 부담이 적다.
LG전자는 국내에 이어 미국 등 해외에서도 LG 홈브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서 콘셉트 제품으로 공개한 캡슐아이스크림제조기 등 소비자 삶의 변화에 맞춘 신가전도 지속 개발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현재 미국 시장 출시를 위해 시장조사 및 컨설팅을 받는 단계다. 다른 국가에서도 출시를 적극 고려할 예정”이라며 “선행 연구를 통해 앞으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기술과 접목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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