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 속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쪽팔려서 못 살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끈다.
| 사진=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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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엑스(X·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걸린 현수막을 찍은 사진이 공유돼고 있다.
한 X 이용자는 전날 이 사진을 올리면서 “대구 수성구에 걸린 현수막이다. 대구의 시민은 정신 차렸는데 국회의원들은 아니다“라며 ”다음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뽑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사진을 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입구에 ‘쪽팔려서 못 살겠다! 윤석열, 국힘(주호영) 찍은 수성구 50대 남자’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쪽팔려서 못 살겠다’ 글씨는 파란색으로, ‘윤석열과 국힘(주호영)’은 붉은 색으로 썼다. 나머지 글자는 검정색이다.
‘쪽팔리다’는 얼굴이 팔려 부끄럽고 체면이 깍인다를 의미하는 속어다. ‘쪽’은 얼굴의 한 쪽면을 뜻한다. 현수막 게재자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주호영 의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사로 떠오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제2의 탄핵 정국 사태, 국민 대다수 여론과 상반된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 당론이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그냥 대구도 아니고 무려 범어동” “부자 동네에 저런 변화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쪽팔림과 함께 성찰하길” “앞으로는 정당이 아닌 인물과 공약을 보고 뽑아야 한다” “평생 안 움직일 것 같았던 사람이 등 돌리면 제일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지역구 국회의원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으로 2009년 18대 국회부터 22대 국회까지 대구 수성구에서 당선됐다. 대구와 경북, 통칭 TK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