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서23(MWC23)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2040년까지 디지털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유럽 시민과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자금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브르통은 “EU가 지난주 시작한 협의에서 빅 테크가 대가를 지불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구글과 넷플릭스와 같은 빅테크가 망 이용대가를 부담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특히 브르통은 “네트워크 사업자와 트래픽을 이용하는 사업자 사이의 이분법적 선택 상황은 아니다”라며 망 이용대가를 둔 통신사와 빅 테크 간 갈등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거듭 “유럽이 연결(connectivity) 부문에서 기술혁명을 다시 주도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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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브르통은 “진정한 전환은 모든 것이 원활하게 연결되는 웹 4.0이 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전환을 위해서는 슈퍼 컴퓨터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결성을 확대·강화하기 위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또한 브르통 위원은 “미국 빅 테크들은 클라우드와 플랫폼 서비스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통신사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막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랜 네트워크’를 개발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브르통은 이번 MWC23에서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를 만날 예정으로, 빅 테크들은 EU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하는 기존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빅테크들은 이미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망 이용대가를 추가 지불할 경우 결국 콘텐츠 이용자인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그렉 피터스 CEO는 28일(현지시간) 기조 연설에 나설 예정이며 통신사와 빅테크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모색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