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감소폭 4.5배로 확대…가계대출 계속 줄이나

1월 중 은행권 전세대출 1.8조 줄어들어
전세대출 금리 1년새 상단 2%p가까이 높아져
역전세+전세사기 우려까지..아파트 전세 거래량 1천호↓
  • 등록 2023-02-09 오후 5:35:42

    수정 2023-02-09 오후 7:22:35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달 은행과 비은행을 합친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전월 대비 사상 처음으로 6000억원 감소하고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치(-4조6000억원)로 줄어든 데에는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 급감이 놓여있다.

(자료=한국은행) 전세대출 월별 증감액 3년치 2020.1~2023.1 단위=조원
9일 금융당국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중 은행 전세대출은 전월보다 1조8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4000억원이 준 데 비해 4.5배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 금융권의 주담대는 6000억원 줄어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전월 대비 감소했다.

전세대출은 지난해 월 평균 7000억원씩 늘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으로 넓게 보면 월 평균 2조원씩이나 불어났다. 이에 견주면 지난달에 전세대출은 각각 2조5000억원, 3조8000억원이나 준 셈이다.

전세대출이 준 것은 우선 전세대출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택금융공사가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취급된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전세대출 월별 평균금리를 보면, 지난달 금리는 연 4.75~5.82%로 집계된다.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해 1월 연 3.39~3.88%에 견주면 하단은 1.36%포인트(p), 상단은 1.94%p 오른 것이다. 같은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3.5%로 2.25%p가 뛰었는데 이보다는 다소 적게 상승한 셈이다.

다만, 이 역시 ‘평균 금리’라 실제 전세대출 금리는 이보다 높고 금리가 조정되기 전에는 연 6~7%에 이르기도 했다. 반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전환율은 이보다 낮은 3~4%선이라 보증부 월세 등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계절적으로 겨울철은 이사 비수기인데다 최근 집주인이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과 ‘빌라왕’ 등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만1000호로 전월보다 1000호가 줄었다.

앞으로 전세대출이 계속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봄철 이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데다 전세대출 금리도 다소 하락세이고 정부가 역전세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어서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기존 전세대출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던 부부합산소득 1억원 초과 1주택자 및 시가 9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전세대출보증을 허용했다. 전세대출은 사실상 100% 보증부로 취급되기 때문에 보증이 허용되면 대출이 허용된다.

주금공 보증서를 담보로 5대 은행에서 취급된 전세대출 평균 금리도 지난해 12월 연 5.23~6.14%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하단과 상단이 각각 0.34%p, 0.32%p 낮아졌다. 전세가격 변동률은 한국부동산원 전국 기준으로 지난달 30일 기준 전주 대비 0.71% 하락해 3주째 낙폭이 줄었다.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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