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선도"…AI·바이오·5G·전장에만 25조 투입

30년간 180조…어디에 쓰나
세계 1위 반도체 '초격차' 유지 주력
고부가 OLED 신규라인에도 8조
4대 '미래 먹거리' 조기 육성에 전력
물리·수학…기초과학 지원에도 1조
  • 등록 2018-08-08 오후 7:09:27

    수정 2018-08-08 오후 7:11:56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이 내놓은 총 180조원 투자의 핵심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초(超)격차를 유지해 중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인공지능(AI)·바이오·5G·전장부품 등 4차 산업 혁명의 ‘미래 먹거리’를 조기에 육성하는데 있다.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기존 세계 1위 분야를 더욱 굳건히 하고, 신성장 산업에선 글로벌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관련 분야 인재 육성 및 청년 일자리 창출, 국내 중소 기업과와의 상생협력도 투자와 더불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1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초격차 유지…해외 M&A도 재시동

삼성은 향후 3년 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고 이 중 국내에 130조원(연 평균 4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는 기흥·평택·화성사업장 등 반도체 생산라인과 아산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등에 대한 시설투자에 60조원(한해 2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도체의 경우 10나노(nm·1억분의 1m)대 진입 이후 높아지는 미세공정 난이도를 극복하고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한 ‘EUV(극자외선)’ 기술 투자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또 현재 PC와 스마트폰 중심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향후 AI와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으로 번져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평택 반도체 2라인 신규 건설 투자에 약 30조원이 쓰일 전망이다. 여기에 향후 5~10년 간 중장기적으로 건설될 3·4라인에 대해서도 전력 및 수도 등 기반 인프라 투자(약 2조원)를 병행해 미래 수요를 앞서 대응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중국 BOE사(社) 등 글로벌 경쟁사의 LCD(액정표시장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시장의 95% 이상을 독점한 모바일용 중소형 OLED패널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충남 아산에 OLED 신규라인을 연내 착공하는 등 8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50조원 규모인 해외 투자의 경우엔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과 베트남·인도 등의 해외 생산시설에 상당 부분이 투입될 전망이다. 또 국내에 기반이 약한 AI 알고리즘 등 연구개발(R&D) 투자도 포함된다. 여기에 한동안 끊겼던 유망 글로벌 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를 위한 자금도 투자액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 관계자는 “M&A의 경우 국내외 업체가 모두 대상이 되겠지만 역시 중심은 선도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5G·바이오·전장 부품 등 ‘4大 미래 사업’ 25조 투자

삼성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인 AI·5G·바이오·전장(전자 장비) 부품 사업 등을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AI는 반도체·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인 만큼,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6곳의 글로벌 연구 거점을 마련하고 1000명의 선행 연구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은 또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주도, 미국·일본 등 글로벌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5G 인프라는 자율주행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신산업을 현실에서 구현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ICT·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자율주행 SoC(System-on-Chip·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전장부품 기술에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CMO사업(의약품 위탁생산) 등에 집중 투자도 이뤄진다. 바이오 분야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는데 6~7년 간 약 2000억원의 개발비가 쓰일 정도로 장기 투자가 필요한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을 30년 이상 지속해온 삼성에게는 오히려 최적화된 사업이란 평가다. 또 고령화와 만성·난치질환 증가 등 사회적 수요 해소에 기여할 수 있어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도 부응한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삼성서울병원 지하 실험실에서 불과 12명의 인력으로 시작했지만,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의 성장을 지속해왔다. 인천 송도 매립지 위에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2012년 2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현재는 2800여 명의 임직원이 송도 캠퍼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로벌 CMO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회사 설립 이후 짧은 기간 동안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을 출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밖에 삼성은 물리·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연구 지원을 향후 AI·5G·IoT·바이오 등 미래성장 분야로 확대해 1조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미래 지속적인 성장과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신성장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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