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확장 하는 구글, AI·VR 시장도 정조준

  • 등록 2017-09-21 오후 7:10:36

    수정 2017-09-21 오후 7:10:36

구글홈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구글의 HTC 인수가 더 무서운 것은 구글의 과녁이 단순히 스마트폰 제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글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재편되는 미래 IT 시장에서 현재도 막강한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을 더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모토로라는 단순히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서 인수한 것이었다면 HTC는 그 이상의 것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점유율이 95%에 달하면서 사실상 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쥐락펴락하고 있지만 구글은 제조 역량이 없다시피 하다. 스마트폰 자체보다는 AI, IoT 등 4차산업 시대 차세대 서비스를 위해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AI, 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위한 핵심 디바이스로 진화하는 추세에서 구글홈과 연계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 확대가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의 관심이 스마트폰과 이를 통해 연결되는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자사의 AI 음성엔진 제휴를 맺었고 삼성전자는 올해 인수한 ‘하만’을 통해 AI 스피커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 역시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이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구글홈’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IT업체들은 차세대 스마트홈에서는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형국이다. 즉 구글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의 영향력을 더 지속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HTC가 강점을 갖고 있는 가상현실(VR) 서비스 ‘바이브’를 노렸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인수가 HTC의 VR 사업까지 포함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글은 VR, 증강현실(AR) 서비스 ‘데이드림’을 통해 이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HTC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HTC의 낮은 시장점유율과 기술적 리더십이 부재한 점을 감안하면 픽셀폰만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스마트폰 제조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확장 차원의 VR, AR,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관련 초기의 R&D 제조 능력 확보 차원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10월4일 ‘픽셀2’ 스마트폰과 함께 ‘구글홈 미니’를 공개한다. 구글홈 미니는 구글홈보다 크기를 줄였고 기능은 같으며 가격은 49달러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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