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여대 청소, 경비, 주차, 시설 분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2일 총파업과 함께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갔던 이화여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교 측과 임금 인상안에 잠정 합의한 뒤 일터로 복귀했다. 이번 합의는 연세대 등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화여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 이대 분회에 따르면 이화여대와 용역업체는 지난 19일 오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시한 시급 830원 인상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철회하고 업무를 재개했다.
이번 합의로 이화여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존 시급 6950원(미화직 기준)에서 11.9%(830원) 오른 시급 7780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확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보다 250원이 많은 액수다.
서경지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처음 요구했던 시급 1만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학교 측이 직접 지난해 제시한 금액의 두 배가 넘는 시급 인상을 약속했고, 그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금 보장을 위해 노력을 했다 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총장과 면담해 직접 고용 등 고용구조 개선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약속했다”며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촛불 총장’ 김혜숙 총장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서경지부는 또 “다른 대학 본부들은 용역업체 핑계를 대지 말고 이화여대처럼 실질적 사용자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모든 대학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할 때까지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경지부 소속 이대 비정규직 노동자 255명은 지난 12일 정오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 및 본관 점거 농성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시급 830원 인상안을, 용역업체와 학교 측은 450원 인상안을 고수해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따라 인상된 시급은 지난 1월 급여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며 이르면 오는 24일 용역업체와 최종 합의서를 작성하는 대로 인상된 인건비를 적용받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큰 마찰 없이 학내 노동자들과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 온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