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테라' 폭락, 은행으로 치면 '뱅크런'"

테라-루나 서로 가격 끌어내리는 ''죽음의 순환''
"투자자들 불신 시작"…암호화폐 시장에 영향 전망
규제 강화 예고에 "크립토 시장 전반 위축 불가피" 전망
  • 등록 2022-05-12 오후 6:21:55

    수정 2022-05-12 오후 6:21:55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가 폭락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사람들의 신뢰를 잃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출처=테라 홈페이지)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인데스크 데이터를 인용해 1테라가 이날 최저 23센트를 기록해 전날 대비 최대 하락률이 70%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테라는 달러와 연동시킨 스테이블 코인 중 하나로 1테라는 1달러 수준에 고정돼야 하는데, 이를 벗어나 큰 폭 하락한 것이다. 테라는 실제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 등과 달리, 실물 없이 알고리즘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된 것이다.

테라 하락은 1테라를 1달러에 묶어두어 안정화하려는 방안 중 하나였던 ‘자매 토큰’ 루나와의 상호 보완 관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테라는 루나와 스와프(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구축돼 있다. 이는 테라 가격이 1달러를 하회할 때 이를 매수해 루나로 전환하고 테라를 소각하는 식으로 테라 가격을 다시 1달러로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다. 최근 루나가 급락하면서 테라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또다시 루나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루나의 이날 최대 하락폭은 95%다. 코인 투자자들은 이를 두고 “죽음의 순환(death spiral)”이라 묘사한다고 WSJ는 전했다.

디지털 자산 플랫폼 업홀드의 마틴 히스보크 블록체인 앤 코인 리서치 담당자는 테라와 루나의 폭락을 은행에서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과 비교하며 “사람들이 더는 (테라와 루나를) 믿지 않기 시작했고, 그들은 출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신뢰성 하락이 암호화폐 전반에까지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이 스테이블 코인 규제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향후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향후 규제 강화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고, 암호화폐 시장의 단기적 위축도 함께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72시간이 테라 커뮤니티에 힘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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