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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립암센터에서 확보한 7만5000여명의 폐암 환자 임상데이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청구자료, 통계청의 사망자료 등을 가명처리해 결합함으로써 암 치료효과를 분석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암센터는 시범사례를 통해 가명정보 결합 절차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정리해 공유할 방침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가명정보 실습을 위한 테스트베드 운영, 지역단위 가명정보 활용 지원센터 설립, 매칭지원 시스템 구축, 가명정보 전문인재 양성 프로그램 신설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임상·공공데이터 결합 첫 시도…새로운 데이터 가치 발견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26일 올해 첫 현장방문으로 데이터 결합현장인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가명정보 결합 시범과제 추진성과를 점검했고, 가명정보 활용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국립암센터는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에 대한 연구·치료·정책지원 기관으로, 개인정보위와 관계기관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5대 분야 7개 과제) 중 2개 과제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가천대길병원, 연세암병원 등 10개 기관과 함께 `커넥트` 플랫폼 구축을 통해 7만5000여명의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에서 폐암 환자로 등록된 23만여명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를 활용해 암빅데이터센터는 폐암 치료효과 분석과 암 경험자의 합병증·만성질환 발생 예측모델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폐암 환자에서 뇌졸중 등 비(非)암성 사인의 사망이 증가함에 따라 가명처리된 사망정보를 활용해 폐암 환자의 사망 예후 분석을 진행하기 위해 통계청·국민건강보험공단과 자료제공, 결합 등에 협의를 완료하고 기관별 심의 후 결합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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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는 이번 시범사례를 통해 가명정보 결합 과정 하나하나를 정리해 공유할 예정이며, 주로 사용되는 결합키(이름, 성별, 생년월일)의 결합률 등을 확인하고 결합과정에서 개인식별 가능성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명처리, 결합처리 과정의 개선사항도 파악할 방침이다.
최 센터장은 “현장에서는 어디까지 가명처리해야 하는지, 개인식별정보만 삭제하면 되는지 등의 기준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결합신청은 누가 하고, 연계키와 일련번호는 언제, 어떻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제공하는지 등의 절차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명정보를 결합하고 반출하기까지 각 기관의 심의의원회, 반출심의위원회 등 7~8차례 심의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이런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효율적인 운영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며 “보건의료 데이터는 앞으로 미세먼지와 발암, 식품과 발암, 작업장 환경과 발암 등의 연구로 확대해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데이터 3법 개정 이후 마련해 온 가명정보 활용기반을 토대로 올해에는 구체적 성과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안전한 가명정보 활용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가명정보 활용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명정보 결합 시범사례의 성과를 올해 1분기 중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우수사례 경진대회(4월 공고, 10월 발표·시상)를 통해 추가 발굴·확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이용자의 가명정보 활용지원을 위해 오는 4월 가명정보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실습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10월에는 지역단위 가명정보 활용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11월에는 가명정보 결합 매칭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상반기 내 가명정보 활용기반 확충 및 가명정보 처리·결합과정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관계 법령 및 제도 정비도 추진할 방침이다.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올해 개인정보위가 중심이 돼 가명정보 활용의 성공사례를 발굴·지원,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며 “안전한 활용을 위해 관계기관 간 협업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