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연구팀 “아동 출연 유튜브, 아동학대 일상적으로 발생”

전체공개 유튜브에서 아동학대 발생율 3% 집계
아동학대 판단이 모호한 방임이 가장 많아
전문가 참여 모니터링·유튜브 아동학대 전담부서 신설 필요
  • 등록 2020-11-25 오후 5:28:57

    수정 2020-11-25 오후 5:28:57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이화여대는 사회복지학과 정익중 교수 연구팀이 키즈 유튜브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과 운영자의 아동보호 지침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아동학대 개념을 유튜브에 적용한 사례는 처음이다.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교신저자)와 강희주 박사(주저자)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아동이 출연한 유튜브 40개 채널 총 4690개 동영상을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방임으로 분류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사전에 기획되고 공개된 촬영 과정을 거치는 유튜브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발생율은 3.24%로 나타나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나라의 낮은 인식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대 유형별로는 방임(42.3%), 정서적 학대(34.4%), 신체적 학대(23.3%) 순으로 집계돼 유튜브에서는 노골적인 신체 학대보다는 학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한 방임과 정서적 학대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 모니터링 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아동이 보는 앞에서 아동에게 달린 악플을 노골적으로 읽는 행위, 걸음마를 막 뗀 3세 영유아에게 탄산수를 먹여 놀라게 하고 우는 아이를 보며 즐거워하는 행위, 평소 아동이 간절히 원했던 것을 거짓선물로 연출하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나중에는 아동을 몰래카메라 제작에 참여시키는 행위, 성인위주의 고가이벤트를 진행시키며 구걸하듯이 구매와 구독요청을 시키는 등 아동을 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부모의 소유물이나 장난감처럼 다루는 영상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밖에도 영상 및 댓글에서 “죽을까 엄마?”, “너 그럼 나가”, “어린애가 돈 벌려고 하네”, “못생겼어”등의 언어폭력도 발생하고 있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뿐 아니라 아동을 방임하는 것도 아동의 건강과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는 아동폭력에 해당된다. 그러나 유튜브의 경우 조회수가 높을수록 광고 수익을 얻는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먹방’, ‘상황 설정’, ‘일상’ ‘몰카’와 같이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에 자극적인 영상을 많이 제작해 아동을 학대상황에 노출시키기 쉽다.

연구팀은 키즈유튜버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튜브에 처음 진입하는 모든 아동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자가 진단을 시행해 사전에 학대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미 구독수가 높은 채널은 스스로 아동학대에 대한 검열의 눈을 가질 수 있지만 이미 막 시작한 채널의 경우 사람들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노골적인 신체 학대보다는 학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한 방임이나 정서적 학대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관련 업무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눠져 있어 유튜브 아동학대 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우므로 전담 부서 신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출연 아동에게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이유가 자극적 콘텐츠 제작에 따른 기대수익인 만큼 부모교육을 통해 경제적 수익보다는 아동의 긍정적 발달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유튜브 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해당 연구 결과는 2016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아동권리학회지 24권 4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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