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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폭락장에서 ‘빅테크’를 택한 그의 판단은 옳았다. 연초만 해도 주당 200달러를 넘었던 페이스북 주가는 3월 중순께 150달러 아래로 폭락했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주가는 236.73달러. 코로나19로 전례없는 위기가 찾아오고 있는데, 페이스북 주가는 석달도 안 돼 60%가량 급등한 것이다. 알파벳의 경우 3월 23일 1054.13달러에서 이날 1464.70달러로 올랐다.
시장전문매체 마켓 리얼리스트는 “클라만 회장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 큰 손들이 빅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나스닥 1만선 안착 이끈 FAANG와 M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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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지수는 66.59포인트(0.67%) 상승한 1만20.35를 기록했다. 1971년 이후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 1만선을 돌파했다.
뉴욕주가 첫 봉쇄(록다운)를 실시한 직후인 3월 23일부터 FAANG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벌였다. 클라만 회장이 집중 투자한 페이스북(148.10달러→236.73달러)과 알파벳(1054.13달러→1464.70달러)의 경우 이날까지 각각 59.84%, 38.95% 급등했다. △아마존(1902.83달러→2647.45달러, 39.13%↑) △애플(224.37달러→352.84달러, 57.26%↑) △넷플릭스(360.27달러→434.48달러, 20.60%↑) 등의 주가는 최고 60% 가까이 올랐다.
월가에서는 동시에 ‘MAGA(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라는 말이 화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같은 기간 주당 135.98달러에서 196.84달러로 44.76% 상승했다. MAGA는 나스닥 시장 내 시가총액 1~4위 회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빗대어 주로 쓰인다.
일각서 ‘닷컴버블 데자뷔’ 우려도
나스닥이 1만선을 넘은 데는 ‘유동성의 힘’이 한몫했다. 연준은 이날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내후년 말까지 2년 이상 더 제로금리(0.00%~0.25%)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의 ‘수호신’을 자처하고 나선 연준의 유동성 공급 훈풍이 나스닥에 집중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열 주의보도 끊임없이 나온다. 비대면 바람을 타고 덩치가 큰 FAANG 혹은 MAGA의 고공행진은 고개를 끄덕일 여지가 있지만, 논리적으로 설명이 어려운 투자 행태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 월가에서 화제를 모은 파산주 허츠(렌터카 업체) 등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셰일업체 체사피크에너지 역시 들쭉날쭉한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90년대 말 닷컴버블의 데자뷔 우려가 스멀스멀 나오는 이유다.
이날 연준의 경기 전망 역시 시장의 투자심리를 누를 여지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회복 속도는 코로나19 방역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나스닥만 오른 채 다우와 S&P가 오히려 이틀째 떨어진 건 이같은 연준의 경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