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비인도적 살상무기 납탄 시민 향해 발사"

5·18기념재단, UCLA 도서관 소장자료 발굴·분석 결과 발표
  • 등록 2018-06-25 오후 5:37:23

    수정 2018-06-25 오후 5:37:23

(광주=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비인도적 살상무기인 납탄을 시민에게 발사했다는 미국 인권단체 보고서가 나왔다.

5·18기념재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동아시아도서관이 소장한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 자료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북미한국인권연맹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북미한국인권연맹은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북미 지역에서 활동한 한국 관련 인권운동단체다.

단체는 5·18 직후 미국 국적 의사 2명을 한국에 파견해 전두환 신군부의 무력진압 실태를 조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의사들은 1980년 6월 22일부터 약 1주일간 광주에 머물면서 사상자가 치료받은 병원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5·18재단이 UCLA 도서관에 보관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의사들은 ‘계엄군이 국제협약으로 전쟁에서도 사용을 금지하는 연성탄(soft bullet·납탄)을 사용했다’고 기록했다.

또 의사들이 귀국하고 나서 미국 국무부에 보고서를 전달하며 광주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했다.

미국 정부가 보고서를 접한 뒤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계엄군이 비인도적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은 1980년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院牧)으로 재직하며 항쟁 참상을 기록하고 세계에 알린 찰스 베츠 헌틀리(한국명 허철선) 목사도 제기했다.

헌틀리 목사는 회고록 가운데 5·18을 서술한 대목에서 “계엄군이 사용한 총알은 환자 몸 안에서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온전한 총알이 몸에 박힌 것이 아니라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파편들로 쪼개져서 환자들의 팔, 다리, 그리고 척추에 꽂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북미한국인권연맹 보고서를 발굴하고 번역한 최용주 5·18재단 비상임연구원은 “정치적 선입견 없이 외부 시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진실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5·18재단은 광주에 거주하면서 항쟁 과정을 지켜본 미국인 선교사의 증언록 2건, 일본에서 활동하는 퀘이커교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1980년 8월 광주·서울을 방문해 작성한 보고서 분석 자료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재단은 UCLA 도서관 소장자료 등 5·18 관련 해외기록물을 발굴하고 분석해 소개하는 사업을 펴고 있다.

자세한 분석 결과는 5·18재단 누리집(http://518.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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