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동양생명 온라인 육류담보대출 출시했다면 아찔"

  • 등록 2017-01-09 오후 3:49:56

    수정 2017-01-09 오후 3:49:56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동양생명이) 온라인·모바일 육류담보대출을 출시해 취급했더라면 피해액은 지금보다 더 늘어났을 겁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금융소비자들에게 동산담보대출 시장점유율 1위사라며 대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온라인·모바일로 대출을 했다면 지금의 사기 대출 규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을 겁니다.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는 이유죠.”

금융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9일 지난해 동양생명이 육류담보대출 전용 온라인·모바일 대출 전용상품을 출시하려 했던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7월 육류담보대출의 온라인과 모바일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공고를 냈다. 시장점유율 1위인 육류담보대출의 온라인·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당시 설명이었다.

사업자를 선정한 후 연내에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막판에 사기 대출의 실체가 드러나며 전산시스템 구축은 일단 ‘올스톱’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동양생명은 온라인과 모바일에서도 편리하게 육류담보대출을 신청하고 상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산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며 “사업재개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앞으로 감독 당국의 관리·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온라인·모바일 육류담보대출의 시장출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규모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3년 동산담보대출의 대출기준을 완화하면서 보험과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권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금융권은 그 해 연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려 했지만 내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TF활동이 중단되고 정확한 심사 기준 없이 대출 세일즈를 벌여왔다.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생긴 것이다. 2금융권과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동산담보대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당 부분 이번 대출 사기 전모에 대한 내용이 밝혀지고 있다”며 “아직 검사 단계라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대출 사기의 근본 원인은 리스크 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금융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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